"프로세스가 어떤 바보도 일을 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면, 파드는 어떤 경우라도 전체적인 실패를 막아준다는 장점이 있다."
이 책의 스토리라인은 너무나도 놀랍다.
유저 센트릭한 서비스 사례를 필두로 왜 유저 센트릭한 서비스가 중요한 지 설명하고,
이러한 유저 센트릭한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복잡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한다.
복잡성을 잘 다루려면 학습하는 조직/다양성을 잘 받아들일 수 있는 조직이 되어야 하는데
기존의 조직구조에서는 안되니, 파드라는 단위가 네트워크로 연결된 프랙털 조직을 만들어야 된다고 한다.
이런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플랫폼을 제공해야 하고,
플랫폼을 통해 조직의 구성원들은 반복적인 행동을 만들고 이는 곧 습관이 된다.
애자일한 조직을 왜 만들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는
이 책의 스토리라인을 통해 습득할 수 있다.
데이브 캐롤이라는 캐나다 가수가 2008년 유나이티드항공을 타면서 애지중지하던 자신의 기타를 화물로 실었다. 비행기는 시카고의 오헤어 국제공항을 떠나 오마하로 갈 예정이었다. 인부들이 다른 짐을 마구 던지는 것을 본 그는 걱정이 되었지만 애써 참았다. 아니나 다를까, 오마하에 도착해 짐을 찾은 그는 3,500달러짜리 테일러 기타의 목이 댕강 부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항공사에 이 사실을 알렸지만 항공사는 24시간 내에 신고하지 않은 점을 트집 잡아 보상을 거부했다. 그로부터 9개월동안 항공사와 길고 긴 싸움을 벌였지만 아무런 결과도 얻지 못하자 화가 머리끝까지 솟은 그는 ‘유나이티드는 기타를 망가뜨린다’라는 노래를 만들어 뮤직비디오를 유튜브에 올렸다. 그 노래의 후렴구에는 “다른 비행기를 타든가 차로 갔어야 했어, 유나이트디는 기타를 망가뜨리니까”라는 가사가 반복적으로 나온다.
우리가 가진 돈을 이런 영리 은행에서 빼내 비영리 신용조합으로 옮긴다면, 의식 있는 소비자는 비윤리적인 관행을 고집하는 기업들로부터 등을 돌릴 것이라는 뚜렷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겁니다.”
크리스천이 시작한 이 캠페인은 곧 엄청난 규모로 커졌다. 사흘이 채 안되어 8,000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함께 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이제 정말 질렸습니다. 수수료가 오르는 것도, 필요할 때 돈을 찾을 수가 없는 것도, 내가 가진 얼마 안 되는 돈을 가지고 그들이 내 형제, 자매들을 억압하는 것도 모두 진저리가 납니다. 그래서 저는 일어섰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저와 함께 일어서주셨는지 알고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이 캠페인에 참여하는 사람이 한 명, 한 명 늘어날수록 제 가슴도 벅차오릅니다…
‘은행 옮기는 날’ 하루 전인 11월 4일, 이미 65만 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도합 45억 달러를 각자 사는 지역의 신용조합으로 옮긴 뒤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바로 그 주에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한 계획을 전면 백지화했다.
모든 것이 서비스다.
서비스는 제품처럼 외딴 곳에서 디자인하고 생산할 수 없다. 서비스는 고객과 공동으로 창출되며, 다양한 집단 서비스와 상호 의존 관계를 갖는다.
서비스를 주업으로 하는 기업은 효율적인 공정을 중심으로 디자인할 수도, 조직할 수도 없다. 서비스 기업은 고객과 그들의 경험을 중심으로 조직되어야 한다. 이것은 대량생산과 대량마케팅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집어놓은 것과 같기 때문에 많은 기업이 이런 사고바식을 채택하는 데 크나큰 어려움을 느낀다.
제품 중심적 사고에서는 제품이 가치창출 과정의 핵심을 차지하고, 고객서비스는 최소한으로 줄여야 할 비용에 불과하다. 하지만 서비스 중심적 사고에서 보면 제품이야말로 비용을 발생시키는 주체고, 서비스는 가치창출 과정의 핵심이 된다.
반드시 고객이 그 가치를 정의 내리고 결정하는 과정에 참여해야만 한다. 예를 들어보자. 아무리 멋진 자동차라 해도 경제적인 면에서는 고객이 지불할 용의가 있는 금액만큼만 가치를 갖는다.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은 제품과 가격, 가치제안을 고객에게 제시하는 것뿐이다. 가치가 창출되려면 궁극적으로 고객이 그것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우리는 서비스의 흐름을 하나의 공정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서비스와 공정은 엄연히 다른 것이다. 공정은 원인과 결과가 선형으로 이어진 것으로서, 세심히 관리하면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결과를 내놓는다. 하지만 서비스는 다르다. 공정은 일관성과 균일성을 목표로 고안되는 반면 서비스는 제공 시점마다 고객과 함께 공동창출된다. 이 둘의 차이점은 피상적이 아니라 근본적이다.
고객은 잘 기름칠 된 기계처럼 돌아가는 기업에 엄청난 복잡성을 안긴다. 게다가 경쟁자와 협력업체마저도 끊임없이 자사의 시스템을 바꾼다. 멋진 산봉우리와 계곡이 있는 안정된 풍경이 아니라 마치 거대한 바다의 파도처럼 끊임없이 바뀌는 풍경이 우리를 반긴다. 고객과 경쟁자, 협력업체들이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때마다 서로에게뿐만 아니라 이 풍경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어제의 세상에 맞게 설계된 조직이 내일의 세상에도 적응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비용절감은 위험한 일이 될 수도 있다. 어느 한 분야의 비용을 줄이면 의도치 않게 다른 분야의 비용이 올라갈 수 있다. 고객이 단 한가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서너 번 전화를 걸어 직원 서너 명과 통화를 했다고 치자. 이때 화가 난 고객이 결국 포기하고 다른 회사를 찾아 떠난다면 어떤가? 불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이유로 떠난 고객 대신 다른 고객을 유치하는 데 드는 비용은 어떤가? 진정으로 고객을 섬기는 기업은 고객을 관리하고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이나 마케팅비가 매우 낮다. 만족한 고객은 그 어떤 마케팅 부서보다도 유능하기 때문이다.
고객에게 초점을 맞춘다고 해서 반드시 모든 소비자의 마음에 들어야 한다는 건 아니다. 중요한 건 당신의 고객이 누구인지, 그리고 그 사람들이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다.
사진의 미래에 필름이 설 자리가 없음을 깨달았을 때 코닥의 의사결정자들은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모르긴 해도 견딜 수 없는 두려움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당장 필름생산에서 벗어나 디지털 세상을 준비하기 시작해야 한다는 일종의 의무감도 느꼈을 것이다.
의구심이 들 때는 회사 안에서 정답을 찾으려 애쓰지 마라. 고개를 돌려 시장을 바라보아라. 다시 한 번 고객과 소통을 시작하라.
분업이 시스템을 더욱 효율적으로 만들어주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일을 특화된 과업으로 더욱 세분화하다 보면 근로자는 자신이 하는 일의 궁극적인 의미와 목적을 모르게 된다. 자신의 작고 꽉 막힌 상자 안에서 똑같은 일만 계속하다 보면 큰 그림을 보지 못해서 아주 좁은 시각으로 행동하고 의사결정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
월요일 회의는 업무의 조율이라는 한 가지 문제를 해결한다. 대신 다른 문제를 발생시킨다. 일할 시간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때 회사는 회의시간과 업무시간, 즉 조직과 실행 사이에 균형을 잡아야 한다. 업무를 서로 조율하는 데 시간을 너무 낭비하면 서로의 업무에 대해 잘 알 수는 있어도 제때 일을 해내지 못할 것이고, 실행하는 데에만 너무 많은 시간을 쏟으면 서로의 일을 방해하거나 중복되는 일을 할 수도 있다.
복잡성은 다음 세 가지 요인과 함수 관계에 있다. 첫째는 개별 노드(교점, 이 경우 기업)의 수, 둘째는 연결이나 잠재적 연결(경쟁자뿐 아니라 협력업체나 다른 협력자)의 수, 그리고 셋째는 네트워크 속 변화의 속도다. 이 세 가지를 모두 합쳐 생각해보면 개별 기업의 강점이 오래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경쟁 여건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불안하고 변덕스러운 환경이 나올 수밖에 없다.
군대개미가 공격에 나설 때 역시 벌레들이 흥분해 움직이기 때문에 새들은 군대개미 뒤를 따라다니는 법을 배웠다. 이러한 패스트팔로워 전략은 자연과 업계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맥도날드는 새로운 지점을 열 때마다 매우 복잡한 시장조사 기술을 이용해 후보지를 선정한다. 하지만 경쟁업체인 버거킹은 그저 맥도날드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다가 그들이 매장을 열고 나면 가까운 곳에 자사 매장을 연다.
넷플릭스는 사용자가 휴대전화, 컴퓨터, 게임콘솔에 이르기까지 어떤 기기에서도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넷플릭스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총 400개가 넘는 다양한 기기와 함께 공진화한다.
"나는 언제나 내부의 변화속도가 외부보다 느릴 때 끝이 가까워진 것이라고 믿었다. 중요한 건 그 시기가 언제냐다.” 붉은 여왕의 달리기에서 승리하려면 조직은 여러 면에서 변화를 감지하고, 반응하고, 적응해야 하지만 오늘날 이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조직은 그리 많지 않다. 물론 그 길을 찾는 기업도 있을 것이지만, 그리 하지 못하는 기업은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다윈은 이렇게 말했다.
“살아남는 것은 가장 강한 종도, 가장 영리한 종도 아니다. 살아남는 것은 바로 변화에 가장 민감히 반응하는 종이다.”
초연결 기업은 학습한다.
많은 사람들이 기업을 기계라고 여긴다. 하지만 기계는 학습할 수 없고, 따라서 적응하지도 못한다. 학습은 유기체만이 갖는 특성이다.
상황이 빠르게 변할수록 이것은 더욱 큰 문제가 된다. 기업은 기계가 아니라 복잡하고, 역동적이고, 성장을 멈추지 않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기업도 특정 목적을 완수하기 위해 한데 모인 사람들의 집단이 아닌가. 그리고 사람은 유기체다.
과학적 관리에서 중시한 것은 바로 업무를 단어, 차트, 수치의 형태로 규정하고 측정하는 것이었다. 달리말해 눈으로 볼 수 있고 기록할 수 있는 것만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조직 내 개인이 유형적으로 규정된 성과목표를 얼마나 잘 달성할 수 있느냐에 따라 긍정적 강화(보상)와 부정적 강화(처벌)를 적극 이용한다. 이런 식으로 행동을 이끌어내는 방법을 ‘조작적 조건화’라 부르고, 이것은 과학적 관리와 마찬가지로 관찰 가능한 현상에만 초점을 맞추는 행동주의 심리학파에서 유래한다. 하지만, 이 이론에서 놓친 부분이 있었다. 성공을 좌우하는 여러 요소 중에서 쉽게 관찰하고, 계산하고, 문서화하고, 측정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는 점이다.
때로는 조직 중 일부가 격리되어 폐쇄계처럼 다루어질 수도 있지만 모든 조직은 근본적으로 외부세상과 끊임없이 에너지와 정보를 교환하는 유기적 개방계다. 타인의 통제를 받는 기계와 달리 유기체는 스스로를 통제한다. 이런 유기체도 개방계다. 기업은 각자의 의지를 가진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다. 사람을 인도하고 다스릴 수는 있지만, 사람은 본디 그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자기 일은 알아서 하고 싶어 하고, 지나치게 압력을 가할 경우에는 저항하고 일어선다.
셀오일의 임원 아리 드 호이스가 쓴 <살아 있는 기업 100년의 기업>이라는 책에 상세히 공개되었다. 셀은 40곳의 장수한 대기업을 연구했고, 그 중에는 400년 이상 지속된 곳들도 있었다.
흥미롭게도 이런 기업은 대도시와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분배된 통제력 : 장수기업은 분권화되어 있었다. 회사의 경계선은 덜 명확히 그어져 있었고, 각 지역별 사업부는 전형적인 다국적기업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큰 자율권을 가지고 있었다.
강한 정체성 : 조직은 다소 느슨하게 제어되는 반면 구성원들은 강한 기업문화를 토대로 서로 이어져 있었다.
목적의식을 이해하는 건 기계를 작동하는 사람이고, 기계 자체는 그것을 알 필요가 없다. 기계처럼 설계된 기업에서 고위임원들은 조종장치를 맡고, 개별직원은 기계 속 톱니처럼 자신이 많은 일에만 집중하면 된다. 기계의 전반적인 목적의식은 이해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살아 있는 유기체는 본질적으로 목적의식을 갖는다. 세상에 태어나 하고 싶은 일이 있는 셈이다. 목적의식이 없는 유기체는 의도 없이 움직인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유기체는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알 필요가 있다.
기업이 학습하고 적응하려면 기업을 이루고 있는 개개인들이 자신이 고객을 위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완벽히 이해해야 한다. 해결 과제에 대한 강력하고 깊은 이해가 없다면 학습이 이루어질 길이 없다. 학습은 곧 특정 목표를 향한 전진이므로 사람들은 자신이 어느 방향을 향해 가는지 알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단순히 기계 속 톱니처럼 정해진 기능만 수행할 뿐이다.
일터에서 학습하고 향상하고 있다면 단순히 제시간에 맞춰 출근해 주어진 일을 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의미를 느낄 것이다. 성과가 향상되면 기쁨이 따른다. 게임 속의 승자, 한 반에서 1등을 하는 깊은 만족감 말이다. 다음 경기를 자신의 패기를 시험할 기회로 여기고 끊임없이 기량을 갈고 닦는 운동선수와 다를 바가 없다…하지만 당신의 기업과 경쟁자 모두가 고객이 원하는 것들을 제공한다면 고객의 기대치는 점점 높아지기만 할 것이다. 몇 년 전 고객을 충분히 만족시켰던 것이라고 해서 오늘날에도 반드시 그들을 만족시키리라는 보장이 없다. 달리 말해 학습하고 진화하지 않으면 뒤처진다는 뜻이다.
좋은 서비스란 고객의 목적의식과 기업의 약속, 그리고 수행능력이 완벽히 맞아떨어지는 경우를 뜻한다. 예를 들어 아마존에서 원하는 책을 검색하고, 구매 버튼을 클릭한 뒤 책이 약속대로 배송된다면 서비스는 성공한 것이다.
약속과 목적, 수행능력의 균형
원리는 다음과 같다. 당신의 약속이 고객의 기대 수준을 정한다. 고객에게 당신의 약속과 일치하는 목적의식이 생기면 고객이 그 일을 가지고 당신을 찾는다. 이때 당신이 고객의 기대치에 맞도록 그 일을 해내면 성공하는 것이다. 이처럼 서비스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기업은 약속과 목적의식, 수행능력을 최대한 일치시켜야 한다. 목적의식(고객이 원하는 것), 약속(당신이 하겠다고 말하는 것), 수행능력(당신이 해내는 것)
순고객추천지수
베인앤컴퍼니의 프레드 라이켈트가 개발한 순고객추천지수(NPS)는 “당신은 우리 회사를 친구나 동료들에게 추천하겠습니까? 0부터 10까지로 점수를 매겨주세요”라는 단 하나의 질문을 통해 품질에 대한 고객의 인식을 측정한다. NPS는 당신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를 수량화하여 명확한 점수를 알려주는 장점이 있다.
고객의 니즈는 각양각색이므로 어떤 기업이든 서비스업계에서 다양성이란 피할 수 없는 삶의 원칙과 같다.
에시비의 법칙이라고도 불리는 필수다양성의 법칙에 따르면 어떤 통제시스템이든 통제할 시스템 내 다양성 수준과 동일하거나 그보다 더 큰 다양성을 처리할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달리 말해, 다양성이 존재하는 어떤 환경에서 다양성을 효과적으로 받아들이려면 당신의 시스템에도 다양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맥도날드는 다양성을 줄임으로써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서비스 기업이다. 맥도날드의 드라이브스루 서비스를 떠올려보라. 고객이 주문할 수 있는 음식이나 음료는 메뉴판에 나와 있는 몇 가지로 한정되어 있다. 메뉴에 있는 제품을 주문하고 계산대에서 계산을 하는 동안, 주방에서는 마치 공장과 같은 생산과정이 진행된다. 그리고 나서 포장된 음식을 받으면 당신의 목적의식과 맥도날드의 수행능력이 맞아떨어지고, 서비스가 완료된다.
자포스에는 정해진 ‘고객서비스 대본’도, 통화 한 건당 정해진 시간도 없다. 콜센터 직원은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만큼 시간을 들일 수 있고, 그들의 임무는 가능한 한 최고의 고객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자포스에는 100퍼센트 고객만족 환불 및 교환 정책이 있다.
좋은 고객은 수익을 가져다주는 고객이다. 자포스는 단골고객의 경우 일반배송을 특급 일일배송으로 업그레이드해주는 등 깜짝 선물을 자주 한다.
초연결 기업은 통제력을 고객과의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곳에 나누어줌으로써 학습하고 적응한다. 고객과의 접점에서는 준자율적인 소조직이 공동의 목적의식을 추구하고, 조직의 플랫폼은 그들의 행동을 지원한다.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와 철로를 달리는 기차를 비교해보자. 자동차와 도로의 결합도는 낮아서 자동차는 독립적인 행동을 취할 수 있다. 민첩한 것은 물론, 단순히 도로를 달리는 것보다 복잡한 행동을 취할 수 있다. 반면 기차와 철로는 매우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어서 특정 목표를 위해 최적화되어 있으며, 무엇보다도 무언가를 이 장소에서 저 장소로 옮기는 데 매우 효율적이다. 기차가 멈추는 시간에 맞추어 타거나 내리기만 잘하면 된다. 하지만 기차가 할 수 잇는 일은 매우 제한되어 있다. 앞으로 가거나, 뒤로 가거나, 둘 중 하나밖에 하지 못하는 것이다.
많은 기업시스템이 철로 위의 기차처럼 사업환경과 매우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다. 제어와 효율을 최대한으로 높이기 위해서다. 하지만 오늘날의 사업환경은 효율이 아니라 유동성을 필요로 한다.
각 파드가 하나의 작은 기업처럼 기능하기 때문에 그들의 초점은 파드 외부의 고객에게 맞춰진다. 이때 고객이란 기업 안에도, 밖에도 있을 수 있고, 파드는 양쪽 모두에게 완성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러한 파드식 접근법을 쓰면 대기업도 작은 소기업이 여러개 모인 조직처럼 움직일 수 있다. 동시에 사업부식 조직으로서는 절대 얻을 수 없었던 유동성과 적응력을 얻게 되는 것은 물론이다. 이렇게 작은 파드들이 여러 개 합쳐진 조직은 프랙탈 조직이라고도 한다. 각 파드가 기업 전체를 대표하고 동시에 기업을 대신해 기능할 수도 있는 자율적 프랙탈 조직인 것이다.
“조직 내 유일한 권력의 원천은 정보입니다. 그것을 숨기고, 거르고, 유보하는 것은 정보를 쌓아둠으로써 권력을 쌓으려 하는 사람들에게만 이득이 될 뿐입니다.” 세믈러의 말이다.
한 달에 한 번 셈코에서는 각 사업부별로 회의가 열려 사업과 관련된 모든 성과 및 수치들이 그대로 공개되고 토론된다. 또한 직원들이 대차대조표나 손익보고서, 현금흐름표 같은 것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수업시간을 운영하기도 한다.
파드는 의사결정과 변화가 최대한 빠르게, 그리고 최대한 고객과 가까운 곳에서 이루어지도록 설계된다. 무슨 일이든 하기 전에 상사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면 빠르게 반응하거나 적응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다.
적응력이 뛰어난 기업을 원한다면 조직에 창의력을 심어야 한다. 직원들이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고 그들의 니즈에 더욱 역동적으로 반응할 자유를 누리도록 말이다. 이렇게 하려면 기업 내 다른 활동들을 걱정할 필요 없는 빠르고 쉽게 움직이고 반응할 수 있는 작은 자율적 구성단위, 즉 파드를 만들어야 한다. 파드란 고객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을 제공할 권한을 가진 작은 자율적 구성단위를 말한다.
파드시스템에서 창의성과 지능이라는 부담은 각 파드에 속한 사람들이 나누어 해결한다. 파드 속 사람은 미리 정해진 단계에 따라 정해진 업무를 수행하는 대신, 문제를 해결하고 가치를 제공하는 데 집중한다. 이제는 고객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어도 다이얼을 돌린 뒤 뻔뻔하게 할 일을 다했다고 주장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는 것이 바로 당신의 일이기 때문이다. 프로세스가 어떤 바보도 일을 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면, 파드는 어떤 경우라도 전체적인 실패를 막아준다는 장점이 있다.
파드 시스템은 분명 가장 효율적인 방식도, 일관성 있는 방식도 아니다. 이러한 종류의 시스템에는 중복되는 부분이 많아서 비용이 더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 각 파드가 자율적으로 움직일 경우, 그들의 행동에는 많은 변수가 생기고, 그로 인해 일관성이 떨어지게 된다.
다만 파드 전략을 써야 할 이유가 있다면 운영상의 탄력이 커지고 고객에게 전달되는 가치가 증가하면서 그것이 비용의 증가분을 상세하고도 남을 것이라는 점이다.
파드에는 플랫폼이 필요하다.
파드 조직은 각 파드들이 서로 활동을 조정하고, 학습한 것을 공유하고, 회사의 전반적인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긴밀한 망을 짜주는 기반 플랫폼을 필요로 한다. 플랫폼은 집단의 효율을 증대시키는 지지 구조다.
플랫폼이란 어떤 집단의 효과성을 높여주는 지지 구조다. 어떤 플랫폼은 일반 대중에게 공개되어 있다. 기업은 사용 목적이 조금 더 제한적인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다.
파드시스템이 효력을 발휘하려면 문화와 기술표준은 반드시 필요하다. 즉, 파드의 자율성이 모든 분야에 적용될 수는 없다는 뜻이다. 공유된 표준과 프로토콜은 ‘공유’되지 않을 때 그 가치를 잃는다. 이러한 종류의 시스템은 표준을 명확히 설명하고 필요에 따라 그것을 진화시킬 방법을 제공하는 강한 중추를 필요로 한다.
사람은 본래 창의적이다. 우리 종은 천성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싶어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 특히 대규모 조직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교육을 통해 그러한 창의력을 잃어버리고 만다. 따라서 학습하고 성장하는 조직을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 속에 내재되어 있는 창의력과 혁신적 잠재력을 밖으로 끌어낼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대부분의 조직에서 기업환경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들은 일선에서 근무하는 직원들과 고객이다. 하지만 그들의 지식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 암묵지라서 남들과 공유하기가 쉽지 않다. 대부분의 조직에서 이 귀한 암묵지는 회사 가장자리에 묶여 조직의 중심 및 나머지 부분으로 퍼져나가지 못한다.
조직은 효율을 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직원들이 각 활동에 들이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싶어 한다. 그러다 보니 직원들은 다른 이들과 어울리거나 생각할 시간이 줄어들고, 그들의 암묵지는 그들의 머릿속이나 해당 부서 내에서만 묶여 있게 된다. 개별 학습을 조직적 학습으로 바꾸려면 기업은 학습의 장, 즉 학습을 위해 따로 떼어두는 시간 및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플랫폼은 어떻게 학습하는가
시간이 흘러 그 일상이 플랫폼에 내재되면 사람들은 마치 우리 인체의 자율기능처럼 생각하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움직이게 된다. 호흡이나 심장박동에 대해서는 의식적으로 신경 쓰지 않아도 알아서 작동하며 우리 몸을 지탱해주지 않는가.
완숙된 전략은 목표지향적이라서 “우리가 무엇을 성취하고자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반면 창발적 전략은 수단지향적이라서 “현재 가진 수단으로 무엇이 가능한가?”라고 묻는다.
우리는 아마존에서 창발적 전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소규모 실험이 대량으로 행해지는 와중에 아마존 웹 서비스나 킨들, 아마존 마켓 플레이스 같은 소수의 대규모 실험이 확대 실시된다.
CEO 제프 베조스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혁신은 캄캄한 골목길을 걷는 것과 같다. 그런 골목길을 지나지 않으면 절대 혁신을 일으킬 수 없다. 하지만 간혹 한 번씩 그런 골목을 걷다 보면 난데없이 크고 넓은 대로로 이어지는 길이 나오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너무나도 만족스러워서, 즉 주주의 입장에서 너무나도 성공적이어서, 캄캄한 골목을 탐험하는 행위 자체를 즐길 만해진다.”
참여 : 경계를 마련하는 것은 직원들의 업무를 돕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경계를 마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직원들을 설계 단계에 참여시키는 것이다. 직원들을 설계의 가이드로 삼아라. 직원공동체에 주의를 집중한다면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줄 것이다. 플랫폼으로부터 필요한 지원을 얻지 못한다면 그 공동체가 직접 나서 자기 힘으로 다른 플랫폼을 지을 것이다.
세컨드라이프의 창립자 필립 로즈데일은 직원들이 직접 보너스를 나누어 주게 한다. 직원 각각이 1,000달러씩 받은 뒤 24시간 동안 동료들에게 그 돈을 어떻게 나누어줄지 결정하는 것이다. 모두에게 똑같이 나누어줄 수도, 한명에게 전부를 줘버릴 수도 있다.
모든 것이 익명으로 이루어지고, 자신에게는 한 푼도 줄 수 없다. 로즈데일은 이런 식으로 하면 매번 보너스가 매우 공정하게 나누어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람은 기회만 주어진다면 동료들의 가치를 알아보는 데 매우 뛰어난 힘을 발휘하는 법이기 때문이다.
통제력을 나누어줄 때 중요한 건 얼마나 많은 통제력을 파드에 넘기느냐다. 파드는 어떤 자유를 누려야 하고, 이 자유에는 어떤 제약이 따르는가? 이에 대한 답은 물론 기업마다 다를 것이다. 하지만 위험은 분명 존재한다. 자유가 지나치게 많으면 네트워크는 결집력을 잃고, 기업이 리스크에 과다 노출될 수도 있다. 반대로 자유가 지나치게 적으면 통제력의 분배라는 개념 자체를 무색케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파드의 학습과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
네트워크를 뒷받침할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은 시간과 돈이 드는 큰일이다. 그런데 조직이 임계질량, 즉 원하는 결과를 내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덩치를 달성하기도 전에 자본이 바닥난다면 플랫폼은 실패로 돌아가고 말 것이다.
2007년 브릭하우스를 담당했던 야후의 부사장 살림 이스마일은 실패의 원인을 이렇게 설명한다.
“대기업에서 혁신을 시도하면 면역체계가 공격을 시작한다. 대기업은 하나의 유기체와 같아서 제 나름의 항체와 면역체계를 갖추고 있는데, 바로 이것들이 새 사업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이 책의 스토리라인은 너무나도 놀랍다.
유저 센트릭한 서비스 사례를 필두로 왜 유저 센트릭한 서비스가 중요한 지 설명하고,
이러한 유저 센트릭한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복잡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한다.
복잡성을 잘 다루려면 학습하는 조직/다양성을 잘 받아들일 수 있는 조직이 되어야 하는데
기존의 조직구조에서는 안되니, 파드라는 단위가 네트워크로 연결된 프랙털 조직을 만들어야 된다고 한다.
이런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플랫폼을 제공해야 하고,
플랫폼을 통해 조직의 구성원들은 반복적인 행동을 만들고 이는 곧 습관이 된다.
애자일한 조직을 왜 만들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는
이 책의 스토리라인을 통해 습득할 수 있다.
데이브 캐롤이라는 캐나다 가수가 2008년 유나이티드항공을 타면서 애지중지하던 자신의 기타를 화물로 실었다. 비행기는 시카고의 오헤어 국제공항을 떠나 오마하로 갈 예정이었다. 인부들이 다른 짐을 마구 던지는 것을 본 그는 걱정이 되었지만 애써 참았다. 아니나 다를까, 오마하에 도착해 짐을 찾은 그는 3,500달러짜리 테일러 기타의 목이 댕강 부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항공사에 이 사실을 알렸지만 항공사는 24시간 내에 신고하지 않은 점을 트집 잡아 보상을 거부했다. 그로부터 9개월동안 항공사와 길고 긴 싸움을 벌였지만 아무런 결과도 얻지 못하자 화가 머리끝까지 솟은 그는 ‘유나이티드는 기타를 망가뜨린다’라는 노래를 만들어 뮤직비디오를 유튜브에 올렸다. 그 노래의 후렴구에는 “다른 비행기를 타든가 차로 갔어야 했어, 유나이트디는 기타를 망가뜨리니까”라는 가사가 반복적으로 나온다.우리가 가진 돈을 이런 영리 은행에서 빼내 비영리 신용조합으로 옮긴다면, 의식 있는 소비자는 비윤리적인 관행을 고집하는 기업들로부터 등을 돌릴 것이라는 뚜렷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겁니다.”크리스천이 시작한 이 캠페인은 곧 엄청난 규모로 커졌다. 사흘이 채 안되어 8,000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함께 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이제 정말 질렸습니다. 수수료가 오르는 것도, 필요할 때 돈을 찾을 수가 없는 것도, 내가 가진 얼마 안 되는 돈을 가지고 그들이 내 형제, 자매들을 억압하는 것도 모두 진저리가 납니다. 그래서 저는 일어섰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저와 함께 일어서주셨는지 알고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이 캠페인에 참여하는 사람이 한 명, 한 명 늘어날수록 제 가슴도 벅차오릅니다…‘은행 옮기는 날’ 하루 전인 11월 4일, 이미 65만 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도합 45억 달러를 각자 사는 지역의 신용조합으로 옮긴 뒤였다.뱅크오브아메리카는 바로 그 주에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한 계획을 전면 백지화했다.모든 것이 서비스다.서비스는 제품처럼 외딴 곳에서 디자인하고 생산할 수 없다. 서비스는 고객과 공동으로 창출되며, 다양한 집단 서비스와 상호 의존 관계를 갖는다.서비스를 주업으로 하는 기업은 효율적인 공정을 중심으로 디자인할 수도, 조직할 수도 없다. 서비스 기업은 고객과 그들의 경험을 중심으로 조직되어야 한다. 이것은 대량생산과 대량마케팅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집어놓은 것과 같기 때문에 많은 기업이 이런 사고바식을 채택하는 데 크나큰 어려움을 느낀다.제품 중심적 사고에서는 제품이 가치창출 과정의 핵심을 차지하고, 고객서비스는 최소한으로 줄여야 할 비용에 불과하다. 하지만 서비스 중심적 사고에서 보면 제품이야말로 비용을 발생시키는 주체고, 서비스는 가치창출 과정의 핵심이 된다.반드시 고객이 그 가치를 정의 내리고 결정하는 과정에 참여해야만 한다. 예를 들어보자. 아무리 멋진 자동차라 해도 경제적인 면에서는 고객이 지불할 용의가 있는 금액만큼만 가치를 갖는다.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은 제품과 가격, 가치제안을 고객에게 제시하는 것뿐이다. 가치가 창출되려면 궁극적으로 고객이 그것을 받아들여야만 한다.우리는 서비스의 흐름을 하나의 공정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서비스와 공정은 엄연히 다른 것이다. 공정은 원인과 결과가 선형으로 이어진 것으로서, 세심히 관리하면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결과를 내놓는다. 하지만 서비스는 다르다. 공정은 일관성과 균일성을 목표로 고안되는 반면 서비스는 제공 시점마다 고객과 함께 공동창출된다. 이 둘의 차이점은 피상적이 아니라 근본적이다.고객은 잘 기름칠 된 기계처럼 돌아가는 기업에 엄청난 복잡성을 안긴다. 게다가 경쟁자와 협력업체마저도 끊임없이 자사의 시스템을 바꾼다. 멋진 산봉우리와 계곡이 있는 안정된 풍경이 아니라 마치 거대한 바다의 파도처럼 끊임없이 바뀌는 풍경이 우리를 반긴다. 고객과 경쟁자, 협력업체들이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때마다 서로에게뿐만 아니라 이 풍경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어제의 세상에 맞게 설계된 조직이 내일의 세상에도 적응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비용절감은 위험한 일이 될 수도 있다. 어느 한 분야의 비용을 줄이면 의도치 않게 다른 분야의 비용이 올라갈 수 있다. 고객이 단 한가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서너 번 전화를 걸어 직원 서너 명과 통화를 했다고 치자. 이때 화가 난 고객이 결국 포기하고 다른 회사를 찾아 떠난다면 어떤가? 불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이유로 떠난 고객 대신 다른 고객을 유치하는 데 드는 비용은 어떤가? 진정으로 고객을 섬기는 기업은 고객을 관리하고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이나 마케팅비가 매우 낮다. 만족한 고객은 그 어떤 마케팅 부서보다도 유능하기 때문이다.고객에게 초점을 맞춘다고 해서 반드시 모든 소비자의 마음에 들어야 한다는 건 아니다. 중요한 건 당신의 고객이 누구인지, 그리고 그 사람들이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다.사진의 미래에 필름이 설 자리가 없음을 깨달았을 때 코닥의 의사결정자들은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모르긴 해도 견딜 수 없는 두려움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당장 필름생산에서 벗어나 디지털 세상을 준비하기 시작해야 한다는 일종의 의무감도 느꼈을 것이다.의구심이 들 때는 회사 안에서 정답을 찾으려 애쓰지 마라. 고개를 돌려 시장을 바라보아라. 다시 한 번 고객과 소통을 시작하라.분업이 시스템을 더욱 효율적으로 만들어주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일을 특화된 과업으로 더욱 세분화하다 보면 근로자는 자신이 하는 일의 궁극적인 의미와 목적을 모르게 된다. 자신의 작고 꽉 막힌 상자 안에서 똑같은 일만 계속하다 보면 큰 그림을 보지 못해서 아주 좁은 시각으로 행동하고 의사결정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월요일 회의는 업무의 조율이라는 한 가지 문제를 해결한다. 대신 다른 문제를 발생시킨다. 일할 시간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때 회사는 회의시간과 업무시간, 즉 조직과 실행 사이에 균형을 잡아야 한다. 업무를 서로 조율하는 데 시간을 너무 낭비하면 서로의 업무에 대해 잘 알 수는 있어도 제때 일을 해내지 못할 것이고, 실행하는 데에만 너무 많은 시간을 쏟으면 서로의 일을 방해하거나 중복되는 일을 할 수도 있다.복잡성은 다음 세 가지 요인과 함수 관계에 있다. 첫째는 개별 노드(교점, 이 경우 기업)의 수, 둘째는 연결이나 잠재적 연결(경쟁자뿐 아니라 협력업체나 다른 협력자)의 수, 그리고 셋째는 네트워크 속 변화의 속도다. 이 세 가지를 모두 합쳐 생각해보면 개별 기업의 강점이 오래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경쟁 여건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불안하고 변덕스러운 환경이 나올 수밖에 없다.군대개미가 공격에 나설 때 역시 벌레들이 흥분해 움직이기 때문에 새들은 군대개미 뒤를 따라다니는 법을 배웠다. 이러한 패스트팔로워 전략은 자연과 업계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맥도날드는 새로운 지점을 열 때마다 매우 복잡한 시장조사 기술을 이용해 후보지를 선정한다. 하지만 경쟁업체인 버거킹은 그저 맥도날드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다가 그들이 매장을 열고 나면 가까운 곳에 자사 매장을 연다.넷플릭스는 사용자가 휴대전화, 컴퓨터, 게임콘솔에 이르기까지 어떤 기기에서도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넷플릭스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총 400개가 넘는 다양한 기기와 함께 공진화한다."나는 언제나 내부의 변화속도가 외부보다 느릴 때 끝이 가까워진 것이라고 믿었다. 중요한 건 그 시기가 언제냐다.” 붉은 여왕의 달리기에서 승리하려면 조직은 여러 면에서 변화를 감지하고, 반응하고, 적응해야 하지만 오늘날 이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조직은 그리 많지 않다. 물론 그 길을 찾는 기업도 있을 것이지만, 그리 하지 못하는 기업은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다윈은 이렇게 말했다.“살아남는 것은 가장 강한 종도, 가장 영리한 종도 아니다. 살아남는 것은 바로 변화에 가장 민감히 반응하는 종이다.”초연결 기업은 학습한다.많은 사람들이 기업을 기계라고 여긴다. 하지만 기계는 학습할 수 없고, 따라서 적응하지도 못한다. 학습은 유기체만이 갖는 특성이다.상황이 빠르게 변할수록 이것은 더욱 큰 문제가 된다. 기업은 기계가 아니라 복잡하고, 역동적이고, 성장을 멈추지 않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기업도 특정 목적을 완수하기 위해 한데 모인 사람들의 집단이 아닌가. 그리고 사람은 유기체다.과학적 관리에서 중시한 것은 바로 업무를 단어, 차트, 수치의 형태로 규정하고 측정하는 것이었다. 달리말해 눈으로 볼 수 있고 기록할 수 있는 것만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조직 내 개인이 유형적으로 규정된 성과목표를 얼마나 잘 달성할 수 있느냐에 따라 긍정적 강화(보상)와 부정적 강화(처벌)를 적극 이용한다. 이런 식으로 행동을 이끌어내는 방법을 ‘조작적 조건화’라 부르고, 이것은 과학적 관리와 마찬가지로 관찰 가능한 현상에만 초점을 맞추는 행동주의 심리학파에서 유래한다. 하지만, 이 이론에서 놓친 부분이 있었다. 성공을 좌우하는 여러 요소 중에서 쉽게 관찰하고, 계산하고, 문서화하고, 측정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는 점이다.때로는 조직 중 일부가 격리되어 폐쇄계처럼 다루어질 수도 있지만 모든 조직은 근본적으로 외부세상과 끊임없이 에너지와 정보를 교환하는 유기적 개방계다. 타인의 통제를 받는 기계와 달리 유기체는 스스로를 통제한다. 이런 유기체도 개방계다. 기업은 각자의 의지를 가진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다. 사람을 인도하고 다스릴 수는 있지만, 사람은 본디 그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자기 일은 알아서 하고 싶어 하고, 지나치게 압력을 가할 경우에는 저항하고 일어선다.셀오일의 임원 아리 드 호이스가 쓴 <살아 있는 기업 100년의 기업>이라는 책에 상세히 공개되었다. 셀은 40곳의 장수한 대기업을 연구했고, 그 중에는 400년 이상 지속된 곳들도 있었다.흥미롭게도 이런 기업은 대도시와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분배된 통제력 : 장수기업은 분권화되어 있었다. 회사의 경계선은 덜 명확히 그어져 있었고, 각 지역별 사업부는 전형적인 다국적기업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큰 자율권을 가지고 있었다.강한 정체성 : 조직은 다소 느슨하게 제어되는 반면 구성원들은 강한 기업문화를 토대로 서로 이어져 있었다.목적의식을 이해하는 건 기계를 작동하는 사람이고, 기계 자체는 그것을 알 필요가 없다. 기계처럼 설계된 기업에서 고위임원들은 조종장치를 맡고, 개별직원은 기계 속 톱니처럼 자신이 많은 일에만 집중하면 된다. 기계의 전반적인 목적의식은 이해할 필요도 없다.하지만 살아 있는 유기체는 본질적으로 목적의식을 갖는다. 세상에 태어나 하고 싶은 일이 있는 셈이다. 목적의식이 없는 유기체는 의도 없이 움직인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유기체는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알 필요가 있다.기업이 학습하고 적응하려면 기업을 이루고 있는 개개인들이 자신이 고객을 위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완벽히 이해해야 한다. 해결 과제에 대한 강력하고 깊은 이해가 없다면 학습이 이루어질 길이 없다. 학습은 곧 특정 목표를 향한 전진이므로 사람들은 자신이 어느 방향을 향해 가는지 알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단순히 기계 속 톱니처럼 정해진 기능만 수행할 뿐이다.일터에서 학습하고 향상하고 있다면 단순히 제시간에 맞춰 출근해 주어진 일을 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의미를 느낄 것이다. 성과가 향상되면 기쁨이 따른다. 게임 속의 승자, 한 반에서 1등을 하는 깊은 만족감 말이다. 다음 경기를 자신의 패기를 시험할 기회로 여기고 끊임없이 기량을 갈고 닦는 운동선수와 다를 바가 없다…하지만 당신의 기업과 경쟁자 모두가 고객이 원하는 것들을 제공한다면 고객의 기대치는 점점 높아지기만 할 것이다. 몇 년 전 고객을 충분히 만족시켰던 것이라고 해서 오늘날에도 반드시 그들을 만족시키리라는 보장이 없다. 달리 말해 학습하고 진화하지 않으면 뒤처진다는 뜻이다.좋은 서비스란 고객의 목적의식과 기업의 약속, 그리고 수행능력이 완벽히 맞아떨어지는 경우를 뜻한다. 예를 들어 아마존에서 원하는 책을 검색하고, 구매 버튼을 클릭한 뒤 책이 약속대로 배송된다면 서비스는 성공한 것이다.약속과 목적, 수행능력의 균형원리는 다음과 같다. 당신의 약속이 고객의 기대 수준을 정한다. 고객에게 당신의 약속과 일치하는 목적의식이 생기면 고객이 그 일을 가지고 당신을 찾는다. 이때 당신이 고객의 기대치에 맞도록 그 일을 해내면 성공하는 것이다. 이처럼 서비스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기업은 약속과 목적의식, 수행능력을 최대한 일치시켜야 한다. 목적의식(고객이 원하는 것), 약속(당신이 하겠다고 말하는 것), 수행능력(당신이 해내는 것)순고객추천지수베인앤컴퍼니의 프레드 라이켈트가 개발한 순고객추천지수(NPS)는 “당신은 우리 회사를 친구나 동료들에게 추천하겠습니까? 0부터 10까지로 점수를 매겨주세요”라는 단 하나의 질문을 통해 품질에 대한 고객의 인식을 측정한다. NPS는 당신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를 수량화하여 명확한 점수를 알려주는 장점이 있다.고객의 니즈는 각양각색이므로 어떤 기업이든 서비스업계에서 다양성이란 피할 수 없는 삶의 원칙과 같다.에시비의 법칙이라고도 불리는 필수다양성의 법칙에 따르면 어떤 통제시스템이든 통제할 시스템 내 다양성 수준과 동일하거나 그보다 더 큰 다양성을 처리할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달리 말해, 다양성이 존재하는 어떤 환경에서 다양성을 효과적으로 받아들이려면 당신의 시스템에도 다양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맥도날드는 다양성을 줄임으로써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서비스 기업이다. 맥도날드의 드라이브스루 서비스를 떠올려보라. 고객이 주문할 수 있는 음식이나 음료는 메뉴판에 나와 있는 몇 가지로 한정되어 있다. 메뉴에 있는 제품을 주문하고 계산대에서 계산을 하는 동안, 주방에서는 마치 공장과 같은 생산과정이 진행된다. 그리고 나서 포장된 음식을 받으면 당신의 목적의식과 맥도날드의 수행능력이 맞아떨어지고, 서비스가 완료된다.자포스에는 정해진 ‘고객서비스 대본’도, 통화 한 건당 정해진 시간도 없다. 콜센터 직원은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만큼 시간을 들일 수 있고, 그들의 임무는 가능한 한 최고의 고객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자포스에는 100퍼센트 고객만족 환불 및 교환 정책이 있다.좋은 고객은 수익을 가져다주는 고객이다. 자포스는 단골고객의 경우 일반배송을 특급 일일배송으로 업그레이드해주는 등 깜짝 선물을 자주 한다.초연결 기업은 통제력을 고객과의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곳에 나누어줌으로써 학습하고 적응한다. 고객과의 접점에서는 준자율적인 소조직이 공동의 목적의식을 추구하고, 조직의 플랫폼은 그들의 행동을 지원한다.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와 철로를 달리는 기차를 비교해보자. 자동차와 도로의 결합도는 낮아서 자동차는 독립적인 행동을 취할 수 있다. 민첩한 것은 물론, 단순히 도로를 달리는 것보다 복잡한 행동을 취할 수 있다. 반면 기차와 철로는 매우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어서 특정 목표를 위해 최적화되어 있으며, 무엇보다도 무언가를 이 장소에서 저 장소로 옮기는 데 매우 효율적이다. 기차가 멈추는 시간에 맞추어 타거나 내리기만 잘하면 된다. 하지만 기차가 할 수 잇는 일은 매우 제한되어 있다. 앞으로 가거나, 뒤로 가거나, 둘 중 하나밖에 하지 못하는 것이다.많은 기업시스템이 철로 위의 기차처럼 사업환경과 매우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다. 제어와 효율을 최대한으로 높이기 위해서다. 하지만 오늘날의 사업환경은 효율이 아니라 유동성을 필요로 한다.각 파드가 하나의 작은 기업처럼 기능하기 때문에 그들의 초점은 파드 외부의 고객에게 맞춰진다. 이때 고객이란 기업 안에도, 밖에도 있을 수 있고, 파드는 양쪽 모두에게 완성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러한 파드식 접근법을 쓰면 대기업도 작은 소기업이 여러개 모인 조직처럼 움직일 수 있다. 동시에 사업부식 조직으로서는 절대 얻을 수 없었던 유동성과 적응력을 얻게 되는 것은 물론이다. 이렇게 작은 파드들이 여러 개 합쳐진 조직은 프랙탈 조직이라고도 한다. 각 파드가 기업 전체를 대표하고 동시에 기업을 대신해 기능할 수도 있는 자율적 프랙탈 조직인 것이다.“조직 내 유일한 권력의 원천은 정보입니다. 그것을 숨기고, 거르고, 유보하는 것은 정보를 쌓아둠으로써 권력을 쌓으려 하는 사람들에게만 이득이 될 뿐입니다.” 세믈러의 말이다.한 달에 한 번 셈코에서는 각 사업부별로 회의가 열려 사업과 관련된 모든 성과 및 수치들이 그대로 공개되고 토론된다. 또한 직원들이 대차대조표나 손익보고서, 현금흐름표 같은 것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수업시간을 운영하기도 한다.파드는 의사결정과 변화가 최대한 빠르게, 그리고 최대한 고객과 가까운 곳에서 이루어지도록 설계된다. 무슨 일이든 하기 전에 상사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면 빠르게 반응하거나 적응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다.적응력이 뛰어난 기업을 원한다면 조직에 창의력을 심어야 한다. 직원들이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고 그들의 니즈에 더욱 역동적으로 반응할 자유를 누리도록 말이다. 이렇게 하려면 기업 내 다른 활동들을 걱정할 필요 없는 빠르고 쉽게 움직이고 반응할 수 있는 작은 자율적 구성단위, 즉 파드를 만들어야 한다. 파드란 고객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을 제공할 권한을 가진 작은 자율적 구성단위를 말한다.파드시스템에서 창의성과 지능이라는 부담은 각 파드에 속한 사람들이 나누어 해결한다. 파드 속 사람은 미리 정해진 단계에 따라 정해진 업무를 수행하는 대신, 문제를 해결하고 가치를 제공하는 데 집중한다. 이제는 고객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어도 다이얼을 돌린 뒤 뻔뻔하게 할 일을 다했다고 주장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는 것이 바로 당신의 일이기 때문이다. 프로세스가 어떤 바보도 일을 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면, 파드는 어떤 경우라도 전체적인 실패를 막아준다는 장점이 있다.파드 시스템은 분명 가장 효율적인 방식도, 일관성 있는 방식도 아니다. 이러한 종류의 시스템에는 중복되는 부분이 많아서 비용이 더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 각 파드가 자율적으로 움직일 경우, 그들의 행동에는 많은 변수가 생기고, 그로 인해 일관성이 떨어지게 된다.다만 파드 전략을 써야 할 이유가 있다면 운영상의 탄력이 커지고 고객에게 전달되는 가치가 증가하면서 그것이 비용의 증가분을 상세하고도 남을 것이라는 점이다.파드에는 플랫폼이 필요하다.파드 조직은 각 파드들이 서로 활동을 조정하고, 학습한 것을 공유하고, 회사의 전반적인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긴밀한 망을 짜주는 기반 플랫폼을 필요로 한다. 플랫폼은 집단의 효율을 증대시키는 지지 구조다.플랫폼이란 어떤 집단의 효과성을 높여주는 지지 구조다. 어떤 플랫폼은 일반 대중에게 공개되어 있다. 기업은 사용 목적이 조금 더 제한적인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다.파드시스템이 효력을 발휘하려면 문화와 기술표준은 반드시 필요하다. 즉, 파드의 자율성이 모든 분야에 적용될 수는 없다는 뜻이다. 공유된 표준과 프로토콜은 ‘공유’되지 않을 때 그 가치를 잃는다. 이러한 종류의 시스템은 표준을 명확히 설명하고 필요에 따라 그것을 진화시킬 방법을 제공하는 강한 중추를 필요로 한다.사람은 본래 창의적이다. 우리 종은 천성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싶어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 특히 대규모 조직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교육을 통해 그러한 창의력을 잃어버리고 만다. 따라서 학습하고 성장하는 조직을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 속에 내재되어 있는 창의력과 혁신적 잠재력을 밖으로 끌어낼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대부분의 조직에서 기업환경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들은 일선에서 근무하는 직원들과 고객이다. 하지만 그들의 지식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 암묵지라서 남들과 공유하기가 쉽지 않다. 대부분의 조직에서 이 귀한 암묵지는 회사 가장자리에 묶여 조직의 중심 및 나머지 부분으로 퍼져나가지 못한다.조직은 효율을 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직원들이 각 활동에 들이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싶어 한다. 그러다 보니 직원들은 다른 이들과 어울리거나 생각할 시간이 줄어들고, 그들의 암묵지는 그들의 머릿속이나 해당 부서 내에서만 묶여 있게 된다. 개별 학습을 조직적 학습으로 바꾸려면 기업은 학습의 장, 즉 학습을 위해 따로 떼어두는 시간 및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플랫폼은 어떻게 학습하는가시간이 흘러 그 일상이 플랫폼에 내재되면 사람들은 마치 우리 인체의 자율기능처럼 생각하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움직이게 된다. 호흡이나 심장박동에 대해서는 의식적으로 신경 쓰지 않아도 알아서 작동하며 우리 몸을 지탱해주지 않는가.완숙된 전략은 목표지향적이라서 “우리가 무엇을 성취하고자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반면 창발적 전략은 수단지향적이라서 “현재 가진 수단으로 무엇이 가능한가?”라고 묻는다.우리는 아마존에서 창발적 전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소규모 실험이 대량으로 행해지는 와중에 아마존 웹 서비스나 킨들, 아마존 마켓 플레이스 같은 소수의 대규모 실험이 확대 실시된다.CEO 제프 베조스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혁신은 캄캄한 골목길을 걷는 것과 같다. 그런 골목길을 지나지 않으면 절대 혁신을 일으킬 수 없다. 하지만 간혹 한 번씩 그런 골목을 걷다 보면 난데없이 크고 넓은 대로로 이어지는 길이 나오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너무나도 만족스러워서, 즉 주주의 입장에서 너무나도 성공적이어서, 캄캄한 골목을 탐험하는 행위 자체를 즐길 만해진다.”참여 : 경계를 마련하는 것은 직원들의 업무를 돕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경계를 마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직원들을 설계 단계에 참여시키는 것이다. 직원들을 설계의 가이드로 삼아라. 직원공동체에 주의를 집중한다면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줄 것이다. 플랫폼으로부터 필요한 지원을 얻지 못한다면 그 공동체가 직접 나서 자기 힘으로 다른 플랫폼을 지을 것이다.세컨드라이프의 창립자 필립 로즈데일은 직원들이 직접 보너스를 나누어 주게 한다. 직원 각각이 1,000달러씩 받은 뒤 24시간 동안 동료들에게 그 돈을 어떻게 나누어줄지 결정하는 것이다. 모두에게 똑같이 나누어줄 수도, 한명에게 전부를 줘버릴 수도 있다.모든 것이 익명으로 이루어지고, 자신에게는 한 푼도 줄 수 없다. 로즈데일은 이런 식으로 하면 매번 보너스가 매우 공정하게 나누어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람은 기회만 주어진다면 동료들의 가치를 알아보는 데 매우 뛰어난 힘을 발휘하는 법이기 때문이다.통제력을 나누어줄 때 중요한 건 얼마나 많은 통제력을 파드에 넘기느냐다. 파드는 어떤 자유를 누려야 하고, 이 자유에는 어떤 제약이 따르는가? 이에 대한 답은 물론 기업마다 다를 것이다. 하지만 위험은 분명 존재한다. 자유가 지나치게 많으면 네트워크는 결집력을 잃고, 기업이 리스크에 과다 노출될 수도 있다. 반대로 자유가 지나치게 적으면 통제력의 분배라는 개념 자체를 무색케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파드의 학습과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네트워크를 뒷받침할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은 시간과 돈이 드는 큰일이다. 그런데 조직이 임계질량, 즉 원하는 결과를 내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덩치를 달성하기도 전에 자본이 바닥난다면 플랫폼은 실패로 돌아가고 말 것이다.2007년 브릭하우스를 담당했던 야후의 부사장 살림 이스마일은 실패의 원인을 이렇게 설명한다.
“대기업에서 혁신을 시도하면 면역체계가 공격을 시작한다. 대기업은 하나의 유기체와 같아서 제 나름의 항체와 면역체계를 갖추고 있는데, 바로 이것들이 새 사업을 공격하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