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19일 월요일

나는 매일 서점에 간다


"서점은 좁은 공간에서 믿을 수 없을 만큼 넓은 세계를 만들 수 있는 곳"

서점이란 단순하게 책을 읽고 마음에 드는 책을 고르는 공간이라는 생각을
모두 뒤엎어 버릴 만한 내용이 담겨있다.

책은 편집숍이다. 표지판 처럼 책의 분류를 무조건 해야만 하는 대형서점이 아닌 소형 서점에서는
그 안에 모든것들이 서점 주인의 생각만으로 이뤄진 곳이다.

예를 들어, 저자가 운영하는 서점에서는
책을 사기 위한 시그널로 맥주를 이용했다.
술에 취해 이것저것 보다보면 평상시보다 더 많은 책을 구매하리라는 생각때문이다.
또한, 작은 공간에서 할 수 있는 다른 아이템을 찾다가
가구도 팔기로 했다. 책을 넣는 책장이나 인테리어에 쓰이는 가구들을 손님들이
직접 사용할 수 있게 해주고 판매로 연결시키는 것이다.

서점 얘기만 하면 재미가 없으리라 생각했는지 병독의 장점에 대해서도 상당량을 할당했다.
다양한 책들을 동시에 읽다보면 그 안의 점착력을 발견함으로써 보다 많은 것들을 깨달을 수 있다는 이유이다.


주변에 혹시나 괜찮은 소형서점이 있는지 찾아봐야 겠다. 

다시 말해 책장은 하나의 세계다. 여러 서점에 갈수록 그 숫자만큼 다양한 ‘세계’에 콘센트를 꽂듯이 연결될 수 있다. 인터넷에도 방대한 정보가 있다. 하지만 그 정보 전체를 짧은 시간에 훑어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때문에 검색 엔진을 활용한다. 서점은 정보의 총량으로는 인터넷에 못 미치지만 전체를 짧은 시간에 훑어볼 수는 있다. 이것은 매우 물리적이며 인간적인 경험이다.

좋은 서점은 어떤 곳인가요?
A. 취향의 문제이므로 자신에게 맞는 서점을 고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문턱은 낮지만 깊이 있는 지식까지 도달하는 길을 제대로 열어 주는 것이 서점의 역할입니다.

책을 산 것은 그 정보를 원하는 자신의 사고 회로를 저장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산 책은 자신이 알고 싶고 갖고 싶은 욕구의 거울이다. 눈에 들어오는 곳에 책을 놓아두고 일상 생활을 하다가 무심코 눈길을 두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지적 자극이 된다.

프랑스의 영화감독 장뤼크 고다르는 “영화는 15분만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고다르는 영화 시작 15분만에 극장을 나와 다른 영화를 보러가곤 했다. 독서에 있어서도 이런 고다르식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와세다 대학에서 출판문화론을 가르치는 나가에 아키라 교수는 이것을 ‘고다르식 독서법’이라 명명했다.

책을 읽는 요령 가운데 ‘병독’이라는 방법이 있다. 두 가지 이상의 신문이나 책을 아울러 보는 것이다. 나도 늘 서너 권의 책을 병행해서 읽는다. 일본 마이크로소프트의 사장을 지낸 나루케 마코토는 다독가로 유명한데, 무려 10권의 책을 동시에 읽으라고 권유한다. 병독이 좋은 점은 서로 다른 책에 쓰인 내용이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연결되는 데 있다.

처음에는 어렵겠지만 조금 무리를 하더라도 동시에 여러 책을 읽다 보면 한 권만 읽을 때보다 의외로 다양한 발견이 가능해진다. 이런 능력은 ‘점착력’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관련 없는 주제 사이를 연결시키는 점착력을 익힌다면 다양한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이야기를 많이 찾을 수 있다. 이것은 매력적인 화법이나 설득력 있는 문장력, 뛰어난 프레젠테이션 능력으로도 이어진다.

최근에는 안다는 것의 의미를 ‘알고 싶었던 것을 아는 것’에 한정해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검색으로는 ‘알지 못하는 것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없다. 검색은 ‘본 적이 있는 것’만 발견하게 해 준다. 알고자 하는 것만 배운다면 자신의 세계를 넓힐 수 없다. 알지 못하는 것을 알려고조차 하지 않기 때문이다.

검색 의존적인 사고로는 ‘녹차와  팥이 들어간 스파게티’를 만들 수 없다. 지금까지의 상식적인 스파게티의 세계에서 빠져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독서 지향적 사고에서 탄생하는 창조적 도약만이 전혀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 낸다.

B&B 서점은 어렵지 않게 한 바퀴 둘러볼 수 있는 크기입니다. 크기가 더 커지면 안내판 없이는 어디에 어떤 책이 있는지 알 수 없게 되어 버리죠. 그럼 안내에 따라 원래 흥미를 느끼는 특정 분야만 보게 되므로 재미가 없습니다. 우리 서점은 전부 둘러봐도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천천히 살펴 보면 어느새 시간이 휙 흘러가게 되는 적당한 양의 책을 갖춘 넓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객도 변해 가는 서점을 즐기고 있고요. 변하지 않는 맛을 제공하는 음식점과는 다릅니다. 물론 넓게 보면 변하지 않는 맛처럼 그곳에 가면 늘 재미있는 일이 있다는 신뢰감을 쌓아 가야겠죠. 하지만 그 외에 서점에 있는 것은 전부 변합니다.


서점은 ‘좁은 공간에서 믿을 수 없을 만큼 넓은 세계를 만들 수 있는 곳’입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만나고 이 책과 저책이 어떻게 연결될까를 생각하면서 사고력을 넓혀 가는 것이죠. 그렇게 서점은 물리적 공간은 좁지만 세계의 모든 것을 품은 장소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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