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6일 화요일

가르치지 말고 플레이하라


"과연 현재 방법을 그대로 유지하면 현상은 유지될까요?"

애자일을 일방향으로 이론 교육을 한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이해하기 어렵고 꿈같은 얘기들의 연속일 것이다.
그래서 다양한 게임들을 찾았고 
전달하려는 메시지들과 연계하여 다양한 워크숍들을 기획하고 실행했다.

워크숍 분위기는 항상 재미가 넘치고 학습자들의 반응은 좋았지만
가슴 한편에 생겼던 질문은 
“학습자들이 게임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메시지를 파악하지 못하면 어떻하지?” 였다.
그러한 불안감을 최대한 없애보려 시도했던 것이
회고와 디브리핑 시간을 활용해서 학습자들이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두는 것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했었던 다수의 워크숍들의 준비과정과 실행과정들이 의미가 있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또한, 책 후반부에 상세히 기록된 직접 게임을 설계하는 과정들은 
어렵겠지만 나도 한번 기획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는 동기부여를 하게 했다.

김상균 교수님의 교육에 대한 핵심 철학인,
“어떻게 하면 학습자들이 좀 더 가져갈 수 있게 할 수 있을까?”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책이었다. 

말해주면 저는 잊습니다. 가르쳐주면 저는 기억합니다. 참여시켜주면 저는 배웁니다.
- Benjamin Franklin 

slido.com의 어떤 면이 게이미피케이션이라고 보면 될까요? 저는 두 가지 포인트를 봅니다. 첫째, 플랫폼에 들어오는 참가자들이 서로 심리적으로 매우 편하게 소통하도록 해줍니다. 둘째, 단순한 기능처럼 보이지만 좋아요 버튼만으로 훌륭한 게임적 경험물을 만들어줍니다. 게이미피케이션은 게임의 다양한 요소 중 일부를 가져다가 효율적으로 쓰는 접근법입니다.

블리자드 직원들이 받는 검, 방패 등은 일정액의 화폐가치로 치환이 되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블리자드 직원들은 자신이 받은 이런 보상품을 화폐가치로 치환하여 생각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여러 직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회사의 가치와 철학이 담긴 유니크한 보상품을 받으며 엄청 큰 만족감, 행복을 느낍니다. 정말 잘 설계된 보상의 예입니다.

내재적 동기(흥미, 재미 등)가 외재적 동기(물질적, 가시적 보상 등)에 의해 망가진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현상을 과정당화 효과Overjustification Effect라고 부릅니다. 과정당화 효과가 발생하면, 사람은 본인이 갖고 있던 내재적 동기를 잊고 외재적 동기에 의해 움직이게 됩니다. 내재적 동기의 대상이었던 것이 외재적 동기로 이동한 셈입니다.

과정당화 효과를 예방하기 위해 두 가지를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 앞서 말씀드린 마법카드와 같이 화폐가치로 쉽게 치환되지 않는 보상을 주세요. 권한에 가까운 보상을 주세요.
- 게이미피케이션 콘텐츠의 초점, 학습자들의 초점이 보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초점은 콘텐츠를 경험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다양한 재미와 학습에 담긴 의미여야 합니다. 보상은 콘텐츠의 경험 과정을 마무리하고 작게 축하해주는 역할로 제한되어야 합니다.

하나의 리더보드에서 전체 등수를 다 보여주는 방식, 등수를 모두에게 다 보여주는 방식은 쓰시면 안 됩니다.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개인별로 조금의 성취감과 조금의 도전의식을 동시에 느끼도록 리더보드를 다변화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이번 달에 입사한 직원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전체 등수를 보면 당연히 꼴등입니다. 그런 정보는 개인에게 별로 도움이 안됩니다. 입사동기, 담당 직무, 근무 지역 등의 다양한 뷰를 기준으로 리더보드를 나누고, 리더보드 상에서 자신이 조금은 성취하고 있으나 더 잘해보고 싶다는 기분이 들도록 자신의 위치를 보여줘야 합니다.

게이미피케이션 콘텐츠를 설계, 제작, 테스트하는 개발 과정은 크게 다음과 같은 흐름입니다.
Figure Out(Step1 기본 교육 프로그램 분석, Step 2 플레이어 분석)
Focus(Step 3 게이미피케이션 범위 설정, Step 4 목표 재미 &동기 설정)
Fun Design(Step 5 이야기 구성, Step 6 매커닉스&규칙 설계)
Finalize(Step 7 프로토타입 제작, Step 8 플레이테스트&보완)

목표 재미는 Korhonen이 제시한 PLEX 모델의 재미 경험 20가지인 매혹, 도전, 경쟁, 완성, 통제, 발견, 에로티시즘, 탐험, 자기표현, 판타지, 동료의식, 양육, 휴식, 가학, 감각, 시뮬레이션, 전복, 고난, 공감, 전율을 기준으로 설정하면 적당합니다.

Tinsman은 게임 규칙을 설계할 때 고려할 요소로 다음의 사항들을 제시했습니다.
플레이 시간, 핵심적 의사결정, 규칙의 문서화, 운 vs 전략, 피드백

플레이테스트에서는 플레이어 적합성, 플레이 시간, 규칙, 차별성, 프로토타입 완성도, 별도 준비물, 재미 수준, 의미 수준의 8개 요소를 평가합니다. 

저는 게이미피케이션 콘텐츠의 본질은 게임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많은 예산과 게이미피케이션 전문가를 확보하여도 교육 범위, 내용을 정립하지 못하면 그 프로젝트는 실패하고 맙니다. 

“과연 현재 방법을 그대로 유지하면 현상은 유지될까요?”

조직의 경쟁력, 문화, 성과는 후퇴 중인데, 현상이 유지되고 있다는 착각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업, 기관을 탓하며 더 멀리 갈 곳도 없이 저와 같은 교수들이 모여 있는 국내 대학들이 대부분 그렇습니다. 큰 변화, 혁신 없이 대학 시스템을 수 십년 이상 이어오면서 꾸준히 후퇴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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