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마다 고유한 역사와 전통, 언어, 상징이 있다. 어느 문화에 자신을 동일시하면 우리는 그 집단에 대한 소속감을 가지고 공동의 가치와 신념에 동화된다.”
회사가 단기 이익을 바라보고 사람들의 이기적 화학물질인 엔도르핀과 도파민을 활성화 시켜 조직 이기주의를 키워 내부 경쟁을 일으킴으로써 단기적인 입장에서 엄청난 성공을 했지만, 그 이기주의가 심해지는 순간 순식간에 추락한 제너럴일렉트릭, 골드만삭스 사례
이와 완벽하게 대조적으로 ‘내’가 아닌 ‘우리’라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이타적 화학물질인 세로토닌과 옥시토신과 관련) 리더로서 해야 하는 일들을 설명한 마르케 선장의 예시와 실패를 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하여 혁신을 일으킨 포스트잇 사례를 통해 회사가 단기 이익보다는 장기적으로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얘기한다.
책을 읽고 난뒤 문득 지방의 작은 IT회사에 다니는 친구에게 들었던 얘기가 기억났다.
“난 지금의 회사가 너무 좋다. 월급은 적지만 평생직장이라 생각한다.
회사의 소속감이 강하게 들고 있고 개인적으로도 지속 성장하고 있다.
모든 직원들이 회사를 위해 합심해서 일하고 있기도 하고 회사에서 일을 한다는게 재미있다.
너희 회사가면 이런 분위기는 없지 않느냐 서로 경쟁만 하고 일이 재미없어질 것 같아.”
책에 너무 좋은 글귀들이 많아 정리할 내용이 많다.
미국 제6대 대통령 존 퀸시 애덤스는 리더가 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명확히 아는 사람이었다.
‘당신의 행동이 타인들로 하여금 더 많이 꿈꾸고,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일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게끔 영감을 불어넣는다면
당신은 분명 리더다.'
리더가 조직원들의 복지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곳, 그래서 조직원들이 서로의 복지와 조직 전체를 보호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바치는 곳에서 일한다는 것은 바로 이런 의미이다.
내가 군대를 예로 드는 이유는 생사가 달린 문제일 때 교훈이 더욱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최고의 성공을 달성하는 조직, 경쟁자들의 허를 찌르는 혁신을 이뤄내는 조직, 안팎으로 최고의 존경을 받는 조직, 충성도가 높고 직원 이탈이 적으며 그 어떤 폭풍우나 도전을 만나도 이겨낼 수 있는 조직에는 일정한 패턴이 존재한다. 이런 특출한 조직들은 위에서는 리더가 보호막을 쳐주고 아래에서는 조직원들이 서로를 지켜주는 문화를 갖고 있다. 그들이 기꺼이 한계를 넘어서고 위험을 감수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문화 때문이다. 그리고 어떤 조직이든 이런 문화를 형성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공감이다.
채프먼이 카페테리아에 앉아 지켜보자니 직원들은 일을 시작하기 전에 함께 모닝커피를 마시는 중이었다. 직원들은 재미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서로 농담을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들은 그날 밤에 방송될 미국대학경기협회의 농구경기에 관해 내기를 걸고 있었는데, 서로 잘 지내는 것 같았고 함께 있는 시간을 즐기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일과를 시작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서자마자 직원들의 태도는 180도 달라졌다. 마치 누가 큐사인이라도 보낸 것처럼 미소 띈 얼굴은 어두운 표정으로 바뀌었다. 웃음소리는 사라졌고 동료에도 자취를 감쳤다. “마치 직원들에게서 에너지가 몽땅 빠져나간 것 같았지요.”
그는 목격한 모습이 너무나 가슴 아팠고 ‘과연 회사에서도 회사 밖에서처럼 즐겁기를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까?’라고 생각했다.
높은 성과를 내는 조직들, 직원들이 안심하고 출근하는 회사들을 면밀히 조사해보면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이런 회사의 문화는 인간이라는 동물이 가장 잘 활동할 수 있는 환경과 섬뜩할만큼 닮아 있다. 한정된 자원을 놓고 집단별로 각축을 벌이던 적대적이고 경쟁적인 세상에서 종으로서의 우리가 생존하고 번성하는 데 도움을 준 여러 시스템들은 오늘날 회사와 같은 여러 조직이 생존하고 번영하는 데도 똑같이 도움이 된다. 복잡한 경영이론도 필요 없고, 최고의 인재로 드림팀을 구성할 필요도 없다. 그저 약간의 생물학과 인류학적 지식이 필요할 뿐이다. 단지 몇가지 조건이 충족되어 조직 구성원들이 서로에 대해 안심할 수 있다면 그들은 서로 협력하여 혼자서는 결코 해낼 수 없을 일을 이뤄낼 것이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전체 조직 역시 경쟁자들을 제치고 우뚝 서게 될 것이다.
사람보다는 단기 실적과 돈에만 매달리는 비즈니스 환경은 사회 전반에 영향을 끼친다. 직장에서 행복이나 소속감을 찾기 어려우면 그 스트레스가 집에까지 전해지기 때문이다. 직원들을 활용해야 할 자원이 아니라 보호해야 할 사람으로 대우하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 충분한 성취감과 만족감을 느낀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 모두에게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 일상사가 되어야 한다. 의욕을 얻고 안심하고 성취감과 감사를 느낌면서 퇴근하는 일은 현대 사회에서 운 좋은 소수의 사람만 누릴 수 있는 사치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이다.
사람들이 출근하고 싶어 안달하는 세상을 꿈꾸다니, 말도 안되는 이상주의라고 나를 비난해서는 안 된다. 회사 리더가 직원을 신뢰하고 직원이 회사 리더를 신뢰하는 세상이 올 수 있다고 믿다니, 현실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혀를 찰 필요는 없다.
제조업에서 첨단산업, 미 해병대에서 정부 부처에 이르기까지 빛나는 여러 사례가 이런 조직의 긍정적 성과를 보여준다. 조직 내부의 사람들이 서로를 적수나 경쟁자, 반대편으로 생각하지 않고 신뢰할 수 있는 동지로 대하는 조직 말이다. 우리는 조직 외부의 위험에 대처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버겁다. 그런 상황에서 내부적으로까지 위협받는 조직을 만들 이유는 전혀 없을 것이다.
우리는 사람을 먼저 돌보는 조직을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 리더로서 구성원들을 보호하는 것은 온전히 리더의 책임이다. 그렇게 할 때 구성원들은 서로를 보호하고 조직을 발전시킬 것이다.
우리가 리더에게 소중한 사람이 되는 것은 우리가 낸 실적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리더에게 책임을 지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유 없이 상사가 내게 심하게 대할 때는 상사의 안부를 물어주는 것이 우리 책임인 것이다. 그래야만 안전권이 튼튼하게 지속된다. 당신이 리더를 맡고 있건 아니건,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당신은 직장에서 얼마나 안전하다고 느끼는가?'
“작년에 내게 준 찻잔은 절대로 나한테 준 것이 아니었구나. 그 찻잔은 내가 갖고 있는 지위에 주는 것이었구나. 나는 스티로폼 컵이 마땅한 사람이구나. 이것이 내가 여기 계신 모든 분들에게 전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교훈입니다.” 그는 이렇게 제안했다. “지위에 따라 받게 되는 그 모든 특전들, 혜택들, 우선권들은 여러분에게 주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들은 여러분이 수행할 역할에 주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그 역할을 떠나게 되면, 결국은 떠날 텐데, 그들은 당신을 대체하는 사람에게 사기 찻잔을 내밀 것입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원래가 스티로폼 컵이 마땅한 사람이니까요."
다시 한번 엔도르핀, 도파민, 세로토닌, 옥시토신
기분이 좋아지는 각 화학물질은 개인으로서 그리고 집단으로서 우리가 생존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각 화학물질은 우리의 필요와 우리가 일하는 환경에 맞춰 자기 역할을 한다. 우리가 열심히 일하며 힘든 노둥을 마칠 수 있는 것은 엔도르핀 덕분이다. 목표를 세우고, 집중하고, 완성하는 것은 도파민이 주는 인센티브의 힘이라. 발전을 이루면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에 우리는 발전하려고 노력한다.
세로토닌은 내가 돌봐주는 사람이 훌륭한 일을 해냈거나 나를 돌봐주는 사람을 내가 뿌듯하게 만들었을 때 느끼는 자부심을 책임진다. 세로토닌은 뒤따르는 사람들을 잘 지키도록 하고, 이끄는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하게 한다. 그리고 옥시토신의 신비로운 힘은 사랑과 신뢰라는 유대감을 형성하게 해준다. 옥시토신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매우 돈독하게 만들어서 우리가 무언가를 결정할 때 나를 아껴주는 이들이 내 편을 들어줄 거라고 전적으로 확신할 수 있게 해준다.
이기적 화학물질인 엔도르핀과 도파민은 단기적 보상을 주므로 조건이 맞으면 중독을 일으킬 수도 있다. 이타적 화학물질인 세로토닌과 옥시토신은 시간을 들여 체내 시스템에 축적되어야만 그 혜택을 온전히 즐길 수 있다.
목표에 도달하거나 경주에 이겼을 때 우리는 전율을 느낄 수도 있지만 그 느낌은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그 느낌을 더 많이 얻으려면 또 다른 경주에 이겨야 하고 더 멀리 있는 목표에 도달해야 한다. 사랑과 신뢰, 우정이라는 유대감을 느끼려면 시간이 걸린다.
우선순위 목록에서 사람이 2순위로 밀려나는 즉시 차별화는 범용상품화에 길을 내주고 말 것이다. 그렇게 되면 혁신은 쇠퇴하고 가격 경쟁이나 단기 전략 같은 것으로 경쟁해야 하는 압박이 커질 것이다.
실제로 애널리스트들이 많이 다루는 회사일수록 혁신성은 떨어진다. <<저널 오브 파이낸셜 이코노믹스>>에 실린 2013년의 어느 연구에 따르면 다수의 애널리스트들이 다루는 회사는 소수의 애널리스트들이 다루는 회사보다 특허 출원이 적다고 한다. 또한 특허를 실제로 제출해도 파급력이 적은 편이라고 한다.
부실한 문화를 주도하는 리더는 옳은 일을 할 수 있게 직원들의 자신감을 키워주는 프로그램에 투자하지 않는다. 오히려 명령 및 통제를 통해 직원들이 자기에게 피해가 오지 않게 일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낸다. 불확실성, 부서 이기주의, 사내 정치(이것들은 모두 명령과 통제의 문화에서 번성하는 것들이며 안전권이라는 개념에 반대된다.)-는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인간관계 형성 능력을 파괴하여, 자기 보호를 최고의 관심사로 만든다.
사람이 목숨이 추상화되면, 우리 중 65퍼센트는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 우리가 해치고 있는 사람을 볼 수도 들을 수도 없게 되면 의사결정의 주요 동기는 ‘내가 곤란해지지 않을까’, ‘일자를 잃는 것은 아닐까’, ‘목표치를 달성 못하는 것 아닐까’, ‘서열에서 밀려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된다.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며 자신의 행동을 변호하던 독일병사들이나 ‘실험을 계속해야 돼’라고 중얼거리던 밀그램의 지원자들처럼, 우리 역시 타인을 해치는 결정을 내렸을 때 스스로를 변호하거나 책임을 떠넘기기 위한 우리만의 현대판 주문을 갖고 있다. 우리는 ‘주주가치를 제공하기 위헤’, ‘수탁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일한다고 하고, ‘법의 테두리 내’라든가 ‘위에서 내려온 결정’이라는 말로 우리 행동을 변호한다.
‘파괴적 풍요’
이기적 추구와 이타적 추구 사이의 균형이 깨질 때, 도파민이 부추기는 행동이 너무 강해서 다른 화학물질들이 만들어내는 사회적 보호가 무력화될 때, 결과를 지키는 일이 그 결과를 만들어내는 사람을 지키는 일보다 우선시될 때, 경기자들이 오로지 점수에만 신경 쓰느라 당초 경기를 시작했던 이유를 잊어버릴 때, 그럴 때 파괴적 풍요가 일어난다. 파괴적 풍요에 시달린 조직들을 살펴보면 나머지 우리에게 교훈이 될 만한 뚜렷한 패턴이 있다. 그런 조직들은 대부분 조직 문화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고, 거의 항상 리더가 리더로서의 책임을 가슴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일단 풍요가 지닌 파괴력일 발동되면 원칙이 흔들리기 시작하고 협력 대신 조직 내 정치가 성행하다가 결국에는 사람을 무슨 전기요금처럼 관리해야 할 물건으로 보게 된다.
골드만삭스의 문화를 미화해서는 안 되겠지만 한때 골드만삭스의 문화가 월스트리트의 표준이었다는 사실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문화가 강한 회사들이 으레 그렇듯이 골드만삭스도 들어가기가 어려웠다. 학력기준이 높았다는 뜻이 아니라 그보다 더 어려운 기준을 통과해야 했다. 최고의 학위를 보유한 입사지원자들조차 골드만삭스 입사를 장담할 수 없던 시절이 있었다. 지원자들은 골드만삭스의 문화와 맞아야 했다. 개인의 필요보다 회사의 필요를 우선시하는 사람이라야 했다. 파트너들은 ‘회사를 부자로 만들어줄 사람인가’ 하는 점보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인가’를 더 중시했다. 지원자들은 장기적 탐욕을 추구해야 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렇게 높은 인성 기준 위에 세워진 조직문화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어려운 시절도 잘 헤쳐 나갈 수 있었다. 다른 배의 선원들이 자기 한 몸 살리겠다고 배를 버릴 때에도 골드만삭스의 직원들은 힘을 합쳐 거친 파도를 뚫어냈다.
‘골드만삭스가 최초로 정리해고를 단행한 때, 다시 말해 실적이 나빠 직원들을 해고한 시기는 1990년대 초였다. 이것은 커다란 트라우마를 남겼다.’라고 코헨은 <<Money and Flower: How Goldman Sacha Came to Rule the World>> 에 쓰고 있다. 한번 생각해보라. 1990년대까지 골드만삭스는 정리해고라는 개념을 받아들이지 않았었다. 이것은 분명 무언가가 달라진 것이다.
2010년 골드만삭스는 주택담보증권 위기에 일조한 부분과 정부 구제금융을 받은 지 몇 개월도 되지 않아 어마어마한 보너스를 지급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안 그래도 바랬던 명성이 바닥까지 떨어졌다.
문화마다 고유한 역사와 전통, 언어, 상징이 있다. 어느 문화에 자신을 동일시하면 우리는 그 집단에 대한 소속감을 가지고 공동의 가치와 신념에 동화된다. 우리는 국적을 가지고 스스로를 정의하기도 하고 조직 문화를 가지고 정의하기도 한다. 우리가 매일매일 문화적 정체성을 생각하고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해당 집단에서 떨어져 있거나 내 부족에게 외부 위협이 닥치면 문화적 정체성은 중요한 문제가 된다. 심지어 제일 중요한 관심사가 될 수도 있다. 9.11 사태 이후 미국이라는 나라가 하나로 똘똘 뭉쳤던 일을 기억해보면 알 것이다.
미국의 사우웨스트 항공에 해당하는 캐나다의 대중적 항공 웨스트제트의 직원들은 스스로를 웨스트제트 직원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러면 일의 업무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들은 스스로를 웨스트제터라고 부른다. 회사가 곧 정체성이 되는 것이다. 소속감이 없다면 직원들은 회사 로고가 박힌 티셔츠를 잠옷으로 쓰거나 페인트칠을 할 때만 입는다. 하지만 소속감이 있다면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도 당당하게 입고 다닌다.
‘문화가 부실한 곳에서는 ‘옳은 일’을 하려는 마음은 느슨해지고 ‘나한테 좋은 일’을 하려는 마음이 강해진다.
실버는 우연히 아주 약한 접착제를 만들어냈다. 맡은 직무에 따르면 실버는 실패한 셈이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실패’를 창피하다고 쓰레기통에 버리지 않았다. 일자를 잃을까 두려워 자신의 실패를 비밀로 하지도 않았고, 나중에 돈이 될까 하는 희망에 몰래 숨겨놓지도 않았다. 그는 예기치 않은 이 발명품을 회사 사람들과 공유했다. 혹시 누군가 이 약한 접착제의 용도를 찾아낼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그리고 정말로 그런 일이 일어났다. 몇년 후 3M의 또 다른 과학자인 아트 프라이는 교회 성가대 연습을 하다가 좌절하고 있었다. 책갈피가 도무지 한 자리에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책갈피는 책을 빠져나와 무대 밑으로 떨어졌다. 그 순간 프라이는 실버의 약한 접착제가 기억났다. 그거라면 완벽한 책갈피를 만들 수 있겠구나! 이렇게 해서 역사상 가장 유명한 브랜드 하나가 탄생했다. 100개 국 이상에서 4000종 이상의 파생제품이 판매되는 포스트잇 말이다.
3M의 혁신은 단순히 학위나 전문 기술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혁신은 협업과 공유라는 기업문화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3M은 직원들이 협동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자기 프로젝트를 위해 마음 편히 일을 품앗이 할 수 있어야 최선의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안다. ‘내 것’은 없다.
정보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권한을 주라
마르케 선장<<배를 돌려라Turn the Ship Around>>은 이렇게 설명한다. “꼭대기에 있는 사람들은 권한은 몽땅 가지고 있지만 정보가 없습니다. 말단에 있는 사람들은 정보는 모두 갖고 있지만 권한이 없지요. 정보가 없는 자들이 자신의 권한을 넘기지 않는 한, 조직을 더 훌륭하고 순조롭고 빠르게 운영하여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실현할 방법은 없습니다.”
마르케 선장에 따르면 그의 문제는 그가 통제권에 ‘중독’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위계서열을 잘못 이해하고 따르는 수많은 다른 조직들처럼 승무원들은 순종하게끔 훈련되어 있었다. 자기 행동에 책임지는 사람이 거의 없는 조직에서는 언젠가는 문제가 생기게 되어 있다. 분명히 예방할 수 있는 문제가 말이다.
조직 내의 몇몇 이기적 사람들이 내린 결정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회사들을 다시 생각해보자. 이런 회사에서는 개인들이 비도적적인 행동을 하든, 범죄를 저지르든, 또는 그저 회사의 이익에 반하는 일을 하든, 그 개인이나 리더들 중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 것 같다. 대신 그들은 다른 사람을 탓한다. 일이 진행되지 않으면 공화당은 민주당을 탓하고, 민주당은 공화당을 탓한다.
마르케 선장은 리더의 역할이 무엇인지 이해하게 됬다. 리더의 역할은 고래고래 명령을 내지르거나 미션의 성공과 실패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지는 일이 아니었다. 리더가 해야 할 일은 책임지고 부하들 한 명 한명이 성공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었다. 부하들을 잘 훈련시켜서, 자기 일을 수행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만드는 것이 리더가 할 일이었다. 부하들에게 책임을 맡기고, 알아서 미션을 진행하도록 만드는 일 말이다.
마르케 선장은 위임이 불가능한 일은 세가지 뿐이라고 지적했다. “내가 지닌 법적 책임은 위임할 수 없습니다. 인간관계는 위임할 수 없으며 내 지식도 위임할 수 없습니다. 다른 모든 것은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맡길 수 있습니다.” 이 모델이 정말로 뛰어난 이유는 그리고 이 세 가지 책임에서 정말로 중요한 점은, 그 책임들을 다른 사람에게 넘길 수는 없어도 공유할 수는 있다는 점이다. 최고의 리더들은 실제로 그렇게 했다. 그들은 자기가 아는 것을 나누고, 맡은 일을 수행할 때 더 잘 아는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고, 네트워크 안에 새로운 인간관계가 형성되도록 사람들을 소개한다. 형편없는 리더들은 이런 것들을 혼자서 간직한다. 자신의 지식이나 지위, 혹은 인간관계가 자신의 가치를 만들어준다는 잘못된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리더가 자신이 모르는 부분을 밝히고 실수를 고백하면, 밑에 있는 사람들은 더 기꺼이 리더를 도우려고 할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실수나 문제도 더 쉽게 공유하게 된다.
신뢰를 쌓는 데 필요한 것은 진실을 말하는 것뿐이다. 그게 전부다. 전혀 복잡할 것이 없다.
제너럴일렉트릭 사의 웰치 치세를 사람보다 이익에 초점을 맞춰 성공한 리더십의 유형으로 평가한다면 그는 여전히 월스트리트의 영웅이다. 단기 가치를 극대화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뛰어났던 인물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위대한 기업이나 위대한 리더라면 한 명의 리더의 재임 기간을 넘어서까지 힘든 시기를 이겨낼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기준에 따르면 웰치는 그리 잘해냈다고 볼 수 없다.
직원들이 먼저 회사를 사랑하지 않는 이상, 고객이 그 회사를 사랑하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회사의 리더가 외부 위험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느끼는 직원이 절대 다수여야만, 회사는 고객들 역시 안전권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외부 위험에 가장 적나라하게 노출되어 있는 것은 말단에 직원들, 쉽게 말해 보병들이다.
이윤이 모든 기업의 목표인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기업의 첫 번째 책임이 이윤이라고 말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이윤을 회사의 문화를 유지하는 동력으로 파악하는 리더라면 도파민에 중독된, 코르티솔에 절은 경쟁자들보다 오래도록 살아남을 것이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제공하는 인센티브 구조는 직원들의 협력이나 정보 공유, 부서 간 지원 요청이나 지원 제공 등에 대해서는 보상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회사는 안전권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행동이나 활동을 강화하지 않는다. 의도한 것이든 아니든, 회사들의 인센티브 구조는 도파민 중독을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키우고 부추기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 결과 판단력이 흐려지고, 외부인들을 덜 배려하고, 이기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은 모든 것이 잘못된 것처럼 보였음에도 열심히 노력했던 프로젝트를 더 따뜻한 마음으로 떠올린다. 우리 팀이 새벽 3시까지 남아 있던 일, 차가운 피자를 먹었던 것, 데드라인을 못 맞출 뻔했던 일을 우리는 기억한다. 이런 날들이야말로 직장에서 최고의 날이었다고 기억하는 경험들이다. 그것은 우리가 애정을 갖고 기억하는 것은 업무가 아니라 동지애이며, 그 일을 완수하기 위해 우리 팀이 어떻게 힘을 합쳤던가 하는 점이다. 그 이유는 다시 말하지만 자연스런 것이다. 힘든 시기에 서로를 도와주려고 노력하면 우리 신체는 옥시토신을 분비한다. 다시 말해 우리는 어려움을 나눌 때 생물학적으로 더 가까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