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27일 토요일

우리는 왜 일하는가


“우리는 왜 일하는가?”

테일러즘을 대표하는 개인 인센티브와 서열화의 문제점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개인의 일을 “생업"이나 “직업"이 아닌 "소명"으로 인식하는 것이
얼마나 조직내에서 순선환 구조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 얘기한다.

기존 관리자들이 구성원들이 “소명”으로 일을 하지 못하게 하는 이유를
“효율성”과 “통제욕”이라 정의하는 것이 인상 깊었다.

사람에게 “자율성”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가치있는 일을 하려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라는 것을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는 책이었다.

(이하 책 발췌)
‘과학적 관리법’의 창시자인 프레더릭 윈슬로 테일러는 인간인 노동자가 능률적인 기계의 일부가 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그는 직원들이 일을 열심히, 빠르게, 정확하게 하도록 몰아붙이는 보상제도를 설계했다.  20세기 중반 심리학계에서 중요한 인물인 버러스 프레더릭 스키너는 쥐와 비둘기에게 음식이나 물을 보상으로 제공하며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을 되풀이하는 실험을 통해 동물들의 행동에 따라 제공되는 보상의 양과 빈도를 조작함으로써 동물을 정확하게 조종할 수 있으며 그 행동에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이 스키너의 실험은 테일러의 업무환경 혁신에 대한 과학적 논리와 이론적 근거의 틀을 제공해주었다.

에이미 브제스니에프스키 교수의 연구는 사람들이 의미와 만족감을 찾는 데 도움이 되는 일의 특성들을 체계화 했다. 심지어 그리 적합해 보이지 않는 병원 청소 같은 일에서도 말이다. 그녀는 그러한 특성들을 갖춘 일을 ‘소명calling’이라고 부르며, ‘생업job’이나 ‘직업career’으로 하는 일들과 구별한다.
자신의 일을 ‘생업’으로 보는 사람들은 자유재량권을 거의 누리지 못하며 최소한의 정도로만 일에 열중하고 의미를 느낀다. 이러한 사람들은 그 일을 삶의 필수조건 정도로 본다. 그들은 돈 때문에 일하고,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주저 없이 직업을 바꿀 것이다. 그들은 얼른 은퇴하고 싶어 죽을 지경이며 친구들이나 자식들에게 자신의 뒤를 따르라고 권하지 않는다. 일에 대한 사람들의 자세와 관련해 그들은 애덤 스미스의 생각의 표상이다.
자신의 일을 ‘직업’으로 보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더 많은 재량권을 즐기고 더 많이 열중한다. 그들은 자신이 하는 일 자체를 즐기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의 관심은 출세에 있다. 이들은 자신이 승진, 더 높은 연봉, 더 나은 위치로 나아가는 궤도를 따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에서 가장 큰 만족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일을 ‘소명’으로 여기는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일이란 가장 중요한 삶의 요소 중 하나이며, 그 일을 하는 것 자체로 기뻐한다. 또한 일은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필수적인 부분이며 자신이 하는 일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든다고 믿는다.

‘소명’으로 일을 하는 것을 누군가 금지한다면 그것은 두 가지 이유이다.
첫번째는 바로 효율성이다. 만약 관리인들이 그저 고개를 숙이고 직무기술서에 기재되어 있는 항목들에 체크를 하면서 바삐 일한다면, 그들은 ‘더 많은’일을 끝낼 수 있을 것이다. 그 결과, 병원은 관리인을 더 적게 고용할 수 있고 그들에게 청소해야 할 병실을 더 많이 할당할 수 있다. 그러면 병원은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두번째는 책임자들의 통제욕이다. 만약 건물관리인들이 단순히 직무기술서에 적힌 항목들을 수행하는 데만 열심히라면, 감독들은 그 직무기술서만 통제하면 그들이 하는 모든 일을 통제할 수 있다.
효율성과 통제의 측면을 생각한다면 책임자는 즉흥적인 행동을 억제할 수 있다. 그 결과 일들은 질적으로 크게 저하될 것이다.

경영전문가 제프리 페퍼가 자신의 저서 “휴먼 이퀘이션”에서 밝힌 효율적인 조직들이 공통적으로 지닌 요소는 다음과 같다.
1. 높은 수준의 고용안정성을 제공하며, 이는 직원들의 충성심과 신뢰를 형성한다.
2. 자율관리팀과 권력이 분산된 의사결정과정을 따른다. 즉, 직원들은 상당한 재량권과 자율권을 지닌다. 이는 또한 다른 직원을 감독하는 일이 주임무인 직원의 필요성을 줄이며 직원들 사이에서 신뢰를 강화한다.
3. 업계 평균 급여보다 더 높은 급여를 지급하며, 이로 인해 직원들은 자신이 가치 있다고 느낀다. 회사가 성과를 잘 내면, 수익배분제의 형태로 모든 직원들이 이득을 보기 때문에 개인적인 인센티브에 과하게 의존하지 않는다. 모두가 같은 배를 타고 있는 것이다.
4. 신입직원들이 일을 시작할 때는 물론, 지속적으로 광범위한 교육을 제공한다. 이러한 교육제도는 직원들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상징하며, 이것은 다시 직원들에게 충성심과 신뢰를 형성한다.
5. 직원의 수행력을 평가하긴 하지만 그들이 회사를 위해 올바르게 일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충분한 교육을 제공하면 반드시 성공하리라고 믿기 때문에 과도하게 평가하지 않는다.
6. 회사의 사명을 굉장히 강조한다. 최고경영자가 가끔씩 하는 연설을 통해서만 그런 것이 아니라 조직 곳곳에서 날마다 실행되는 행동들을 통해 그렇게 한다.
시장 이론은 모든 거래가 ‘포지티브섬positive-sum’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서 상품이나 서비스의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가 그 거래로부터 이득을 얻는다는 말이다.

현대의 많은 근로환경에는 반복작업과 과도한 감독보다는 훨씬 더 심하게 좋은 일을 파괴하는 것은 직원들의 동기를 유발하는 핵심방법으로 물질적인 보상제도를 사용하는 것이다. 최고의 성과를 내도록 세심하게 고안된 인센티브 제도는 종종 그 반대의 결과를 낸다. 예를 들면 직원들 간에 경쟁이 일어나거나, 급여와 보너스를 할당하기 위해 어떤 측정방법이 사용되든 실제로는 그 방법이 의도한 중요한 결과를 내지 못하면서 그저 그 시스템을 이용하여 이익을 취하려고 애쓰는 이만 생기는 점 등이다.

사람들이 이미 무언가를 잘하기 위한 한 가지 이유(자신의 일을 훌륭하게 하고자 하는 헌신)가 있는데 거기에다 두번째 이유(재정적인 인센티브)까지 생긴다면, 이것은 분명 그들의 동기를 더욱 강하게 만들 것이라는 논리에 대해 심리학자들과 경제학자들이 분석한 결과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냈다.
금전적인 보상 없이 일을 열심히 그리고 잘하도록 동기를 부여받은 상황에다가 금전적인 인센티브를 더하자, 사람들이 이미 지니고 있던 동기가 강화되기보다 오히려 약화되었다. 경제학자 브루노 프라이는 그것을 ‘동기 밀어내기’라고 부른다.
우리는 벌금이 가격이 아니라는 사실을 안다. 가격은 어떤 서비스나 상품을 구입할 때 우리가 지불하는 금액이다. 그것은 자발적인 참여자 사이의 교환이다. 대조적으로 벌금은 규칙 위반에 대한 벌이다. 25달러짜리 주차위반 딱지는 주차가격이 아니다. 그것은 주차가 허용되지 않는 곳에 주차한 벌로써 내는 돈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벌금을 가격으로 해석하는 것을 막을 길이 없다. 만약 시내 주차장에 주차하는 데 드는 비용이 30달러라면, 당신은 길가에 불법으로 주차를 하는 것이 더 싸다고 계산할 것이다. 도덕적 제재에 대한 개념이 아예 사라진다. 그리고 당신을 멈추게 하려면, 불법주차에 대한 벌금(가격)을 차고에 주차하는 가격보다 더 높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성공의 새로운 심리학”에 요약되어 있는 심리학자 캐럴 드웩의 연구에서는 학습과정에 영향을 주는 목표에 기초하여 아이들을 구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어떤 아이들은 드웩이 ‘성과목표’라고 부르는 목표를 지닌다. 이러한 아이들은 시험을 잘 보고 싶어하며 사회적 인정을 바란다. 다른 아이들은 ‘숙달목표’라고 부르는 목표를 지닌다. 이러한 아이들은 자신이 잘하지 못하는 것에 부딪혀 실패로부터 배우기를 바란다. 성과 지향 아이들은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싶어하고 도전을 피한다. 반면, 숙달 지향 아이들은 자신의 능력을 ‘개선’하고 싶어하고 도전을 추구한다.

수영을 할 수 없는 전갈이 강을 건너고 싶었다. 전갈은 수영을 할 수 있는 개구리에게로 다가가서 태워달라고 부탁한다. 개구리는 “내 등 위에 당신을 태워주면 올라타서 나를 쏘아버릴 거잖소”라고 말한다.
전갈은 “나는 당신을 쏘지 못할 거요. 내가 당신 등 위에서 당신을 쏘면 우리 둘 다 물에 빠지게 될 테니 말이오”라고 대답한다. 개구리는 이 논리에 대해 잠시 생각하고 나서 그 부탁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전갈을 등에 태운 채 물속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강을 절반 정도 지날 즈음, 옆구리에 타는 듯한 고통이 느껴지고 결국 전갈이 자신을 쏘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전갈과 함께 물속으로 가라앉으면서 개구리가 소리친다. “전갈 선생, 대체 왜 나를 쏜거요? 이제 우리 둘 다 물에 빠져 죽게 되었잖소!”
그러자 전갈이 대답한다. “어쩔 수 없었소. 그게 내 본성이니까.”
- 영화 <크라잉게임>(1992)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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