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15일 월요일

스스로 움직이게 하라



"암은 다른 세포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만 살겠다고 하다가 결국 목숨까지 잃게 만든다."


책이나 강의를 통해 최근 많이 접하는 ‘시스템’을
좀더 이해하기 위해서 선택한 책

스톡홀름의 피아노와 계단, 호텔키와 전원, 쇼핑카트와 100원
시스템이 우리 주변에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알수 있는 예시들이다.

압해도 사례는 특히 놀라웠다.
섬과 육지를 연결시킨다는 것이 단순하게 왕래가 편해지겠구나 정도로만 인지했었는데
어떤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시스템의 개입 되었을 때
그 본질 자체까지도 변하게 할 수 있을 정도의 파급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례를 통해 시스템을 쉽게 이해하고 싶다면 추천한다.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가 있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계단을 이용하는 곳이 있다.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 설치된 피아노 계단이 바로 그곳이다. 여느 도시와 마찬가지로 스웨덴 역시 지하철 출구에 에스컬레이터와 계단이 같이 있다. 그런데 대부분 사람들은 편리한 에스컬레이터로만 몰리고 계단은 거의 이용하지 않았다. 스웨덴 정부는 국민의 건강과 에스컬레이터의 혼잡을 막기 위해 ‘계단을 많이 이용해달라’며 스티커를 붙이고 안내요원까지 배치했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이때 나온 아이디어가 피아노 계단이다. 계단에 오르면 피아노 소리가 나도록 장치를 한 것이다. 이 계단을 설치하자 이전보다 다섯 배 이상의 많은 보행자가 계단을 이용하는 효과를 얻었다.

시스템은 일상생활에서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호텔에 가면 현관입구에 열쇠를 꽂아야만 방에 불이 들어오고 TV와 에어컨이 작동한다. 키텍 시스템이라고 하는데, 숙박을 마치고 나올 때 열쇠를 뽑으면 전기로 작동되는 모든 기기들이 저절로 꺼지게 되어 있다. 손님이 나올 때 ‘에어컨을 끄세요. TV를 끄세요. 전등도 꼭 끄고 나오세요’라고 말할 필요가 없다. 

사람의 행동을 바꾸기 위해 의식에 호소하기보다 100원짜리 동전 하나가 훨씬 효과적일 때도 있다. 쇼핑센터에서는 카트를 제자리에 가져다 놓기 위한 시스템으로 동전을 이용한다. 고객이 100원을 포기하고 아무데나 카트를 놓아두면 아르바이트 학생이 100원을 챙기면서 제자리에 가져다 놓는다. 이같이 특정 대상을 소리 없이 통제하는 것을 가리켜 ‘통제시스템’이라고 한다.

평가는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으로서 우리 사회는 평가를 통해 발전한다. 뿐만 아니라 평가는 인간의 욕구와 경쟁심을 자극한다. 평가를 통해서 그 결과를 실시간으로 숫자로 나타내는 것이 스포츠다.  이 같이 ‘평가 시스템’은 인간 발전을 위한 가장 좋은 시스템이기도 하다.

자연을 한번 보자. 지구의 자전과 공전, 태양계의 움직임, 사계절, 밀물과 썰물 등 모든 것이 일정한 주기가 있다. 우리가 불규칙하다고 생각한 자연계의 현상들마저도 과학적으로 분석해보니 일정한 법칙에 의해서 움직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바로 카오스 이론이다. 이 같이 다가오는 미래를 더 정확히 알아내기 위한 시스템을 가리켜 ‘예측 시스템’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왕조시대를 거치면서 시스템이 철저하게 기득권층을 위한 방향으로 자리를 잡았다. 또한 정치적 혼란기마다 모든 법은 백성보다는 왕권을 위해 존재했다. 이후에도 사람을 보호하는 규칙Rule보다는 사람을 벌하는 형법Raw 위주로 발전해왔다. 특히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대부분의 법은 사람을 위한 법이 아니라 기득권층과 정권을 위한 법이 대부분이다. 이 속에서 좋은 시스템이 있을 리가 없다.

암은 다른 세포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만 살겠다고 하다가 결국 목숨까지 잃게 만든다. 조직이나 사회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남을 희생시키면 결국 그 조직은 무너지게 된다. 전체를 생각하지 않고 자신들의 이익만을 주장할 때 그 사회, 그 국가는 암세포와 같이 멸망을 자초한다.

우리는 사람이 하는 일이라면 잘 수긍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교통이 혼잡한 사거리에서 사람이 수신호를 하면 상당수 운전자가 무시하고 그냥 지나간다. 그러나 수신호 대신 사람이 신호기를 조작하면 운전자들은 그 신호를 따르게 된다. 또한 그 분야의 전문가라면 그의 조언이나 판단에 금방 수긍을 한다.

지나치게 대학 진학률이 높으면 가정이나 국가적으로 엄청난 낭비를 초래한다. OECD 평균으로 볼 때 사회구조상 대학을 졸업해야만 일을 할 수 있는 직업은 약 23퍼센트 내외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은행 창구에서 수납을 담당하는 직원이나 동사무에서 민원 정도 처리하는 일이라면 고등학교 학력이면 할 수 있다. 그런데 그런 자리를 대졸자들이 점령했다. 

목표 앞에 있는 아름다운 섬 압해도 등 지금도 다도해 주요 섬들을 다리로 연결하는 계획이 착착 진행 중이다. 섬이 다리로 연결되면 당장 여객을 싫어 나르는 배들이 없어진다. 섬 곳곳에 도로가 닦이고 외지인들이 쉽게 들락거리게 된다. 섬마을 문화가 서서히 바뀌는 것이다. 다리 하나에 섬은 사라지고 육지로 연결되니 생태계까지도 하나둘 바뀐다.

불편함은 몸을 많이 움직이게 한다. 반대로 편리함은 몸은 적게 움직이도록 한다. 빗자루에서 청소기로, 청소기에서 다시 로봇 청소기로 청소가 편해진 만큼 우리 몸도 병들어간다. 병원은 번창할 것이고 약국은 처방전을 든 고객들로 줄을 설 것이다. 몸은 편해서 좋겠지만 우리 몸은 편리함에 조금씩 죽어간다. 사회는 탄소배출량이 늘어나 죽어간다.

채찍은 어떠한 경우라도 부작용을 감수해야 한다. 채찍은 동물의 뇌에는 즉각 효과를 보지만 인간의 뇌에는 크게 반발을 사기 때문이다. 당근과 채찍은 저축과도 같다. 채찍을 계속 가하면 통장에 마이너스 잔고가 늘어난다. 누적되면 언젠가는 폭발한다. 반면에 칭찬이나 보상 등 당근은 플러스 잔고와도 같다. 
지금 우리 사회는 통장의 잔고가 마이너스를 넘어 이제 한도에 와있다. 더 이상 한도가 없으면 약자들도 반기를 든다. 이제 1인 시위고 항의며 농성이고 촛불시위로 발전된다.

1960년대 브라질의 어느 지방에서 있었던 일이다. 쥐가 너무 많아 농작물까지 습격을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주정부에서는 여러 가지 대책을 세웠다. 그중에 하나는 쥐 가죽을 가져오면 포상을 해주는 것이었다. 1년이 지나자 쥐 가죽 포상금으로 나가는 돈이 엄청나게 늘어갔다. 그런데 정작 쥐는 줄어들지 않고 활개를 치고 있었다. 오히려 흉흉한 소문이 돌았다. 소문을 확인해보니 상당수 농장주들이 지하실에 몰래 쥐를 사육하고 있었다. 이런 부작용이 생기자 주정부에서는 당장 쥐 가죽 포상제도를 없애버렸다.

우리 사회는 규칙이나 제도는 잘 만든다. 그게 가장 쉽기 때문이다. 돈이 안 들어가기 때문이다. 국민이 순박하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갑의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도보다 장치를 먼저 생각 해야 한다.


몸이 힘들고 편안하고는 인간의 행복과 만족감에 아무런 관계가 없다. 몸이 힘들어도 얼마든지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반대로 몸이 편안해도 행복은커녕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오히려 몸을 힘들게 하면 묘한 만족감과 행복감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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