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 이면에 있는 숨겨진 의미까지 탐구”
인터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인위적이기 때문에,
그런 인위적인 상황에서 얼마나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어야 하는지부터
숨겨진 의미를 어떻게 도출하는 것까지 인터뷰 전체 과정에 대해 자세히 기술하고 있다.
단순하게 질문하고 답변을 적어서 그룹핑하면 된다고 생각했었는데,
얼마나 전문성을 띄어야 하는 작업인지를 깨달았다.
디자인 씽킹의 discovery 과정에 대한 심화로 시작했던 책인데,
다른 관련된 책들도 관심이 가게 한다.
(이하 책 발췌)
이 책에서 말하는 ‘인터뷰’는 사용자 리서치, 방문 조사, 컨텍스추얼 리서치, 디자인 리서치, 에스노그라피 등 다양한 명칭으로 통용하고 있지만 이름이 무엇이든 간에 핵심은 다음과 같다.
- 깊이 있게 사용자를 조사하는 것(이상적으로는 사용자의 생활 환경에서 조사하는 것)
- 사용자의 행동뿐만 아니라 행동 이면에 있는 숨겨진 의미까지 탐구하는 것
- 추론, 해석, 분석, 통합을 통해 의미 있는 데이터로 가공하는 것
- 발굴한 인사이트를 디자인, 서비스, 제품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용하는 것
인터뷰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표본 집단을 깊게 분석하는 방법론이기 때문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데이터 소스로는 사용할 수 없다. 또한 인터뷰마다 특성이 달라지는 반구조적semi-structured 방법론이기 때문에 인터뷰 대상자별로 객관적인 데이터를 만들어내기도 어렵다. 사용자의 실제 환경안에서 진행하기는 하지만 완벽히 자연스러운 상태도 아니다. 웹 사이트를 방문해 본 사용자를 찾아가 관찰하면서 실제 이용 행태를 보지만 사용자 옆에 앉아서 사용하는 것을 보여달라고 하는 것 자체가 인위적이다.
참가자와 관계를 형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통의 관심사를 열광적으로 나누는 행위는 별로 권장하고 싶지 않다. 이 시간은 당신을 위해 인터뷰 하는 것이 아니다. (…) 참가자의 이야기를 더 끌어낼 수 있다면 당연히 당신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어야 한다. 참가자를 인터뷰로 한 발짝 더 다가오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리서치 진행 전 다섯 가지 목표를 수립한 바 있다. 그중 한 가지를 공개하면 다음과 같다.
소셜 네트워크의 구조: 소셜 네트워크 구조가 어떻게 의사결정을 유도하는가(온오프라인을 통틀어)
- 사람들의 소셜 네트워크는 어떠한 양상을 띠는가? 이들이 사용하는 툴과 더불어 네트워크 형성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 쇼핑 등의 의사결정 시 이들이 소셜 네트워크에서 받는 영향은 무엇인가?
인터뷰 참가자를 물색하는 것이 필드 리서치 준비 과정에서 대단히 중요한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가볍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보통 친구 혹은 지인에게 부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심한 경우 게릴라로 모집하거나 길거리에서 그저 ‘적합해 보이는’ 이유로 대충 참가자를 모집하는 곳까지 있다.
세일즈포스닷컴이나 인튜이트에서는 ‘리크루팅’만 담당하는 정규직을 채용할 정도로 리쿠르팅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곳도 있다. 리크루팅의 첫 단계는 표본 집단의 성격을 먼저 정의하는 것이다. 필자가 진행한 블로그 관련 프로젝트 사례를 예로 들면 다음과 같다.
- 시카고/리스본/텔 아비브 지역 내 블로그 이용자 6명
- 25 ~ 55세
- 2년 이상 블로거 2명
- 1년 미만의 단일 플랫폼 사용을 유지한 블로거 2명
리서치 주제가 ‘사용자의 디지털 음원 관리 방법에 대한 이해’라면 보통 “어떤 과정을 거쳐 재생목록을 업데이트하시나요?” 라고 구체적인 질문을 던질 것이다. 하지만 이 질문은 참가자가 기억 속에 있는 자신의 행동을 요약해 대답하게 만드는 질문이다. 기억에 남는 과정과 남지 않는 과정을 파악할 수 있고, 서비스에 갖는 감정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나쁜 접근 방법인 것만은 아니지만 정확한 정보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어떤 과정을 거쳐 재생목록을 업데이트하시나요?”라는 질문의 답변에서 재생목록 업데이트 과정에 대한 정보는 얻을 수 있겠지만 사용자의 상황을 완벽히 이해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재생목록을 업데이트할 때 어떤 기분이 드나요?” 혹은 “기억나는 재생목록 업데이트 과정 중 가장 중요한 단계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통해 답변을 얻는 것이 좋다.
참가자가 당신을 콘셉트 제품 담당자라 생각해 “이전 버전과 호환되나요?”, “얼마인가요?”, “소스에 옥수수 과당 시럽 함유량이 높은가요?” 같은 질문을 하면 굳이 대답하지마라. 항시 대답할 준비를 하고 있는 데다가 전문 분야라 대답해 주는 것을 익숙하게 생각하는 클라이언트에게는 정말 참기 어려울 수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러한 질문은 대답하지 말고 약간 돌려서 “그 부분이 중요하신가요?”, “어떨 것이라 생각하세요?”라며 다시 참가자에게 되물어라.
필자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필드 리서치는 2명이서 한 팀을 이루어 인터뷰 진행자와 보조 진행자를 각각 담당하는 것이다. 때에 따라 참가자들에게 최대한 많은 진행자를 노출시키는 것이 중요한 전략인 경우 팀원들을 더 많이 투입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사회 심리학에서 말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의 존재 자체가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심지어 세 명만 있어도 힘의 균형이 매우 다이내믹하게 변해 참가자를 어색하게 만들거나 움츠러들게 만들 수 있다.
일본인의 침묵을 다룬 책이 여러 권 있지만 아래 세 가지 카테고리를 요약할 수 있다.
- 인터뷰 환경 조성을 위한 침묵 : 바디랭귀지(인사, 눈짓 등)와 함께 나타나는 인터뷰 환경 조성을 위한 침묵은 인터뷰 진행자와 참가자가 경험을 상호 공유하기 전 서로 준비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신호
- 의도적 침묵 : 일의 진척에 도움이 되고자 노력 중임을 나타내는 것
- 실패의 침묵 : 참가자가 거부감을 느끼거나 혼란에 빠졌을 때 드러나는 침묵
질문의 유형
( 컨텍스트 및 세부사항 수집을 위한 질문 )
( 말하지 않는 것을 캐내는 질문 )
- 순서에 대해 질문하라. “평소 근무 시간을 설명해 주세요."
- 양에 대해 질문하라. “그런 일이 발생하면 파일을 몇 개나 지우실 것인가요?"
- 구체적 예시를 요청하라. “최근에 재생한 마지막 영화는 무엇이었나요?"
- 이례적인 것을 질문하라. “고객이 주문할 때 문제가 있었던 상황을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 전체 리스트를 요청하라. “스마트폰에 지금까지 설치한 앱은 어떤 것이 있나요?"
- 관계에 대해 질문하라. “새로운 영업점과 어떻게 일하십니까?"
- 조직 구조에 대해 질문하라. “해당 부서는 누구에게 보고하나요?"
(프레임워크와 멘탈 모델을 밝혀내기 위한 대조 질문)
- 설명을 요청하라. “지금 말하는 ‘그것’이 새로운 서버를 말씀하시는 것 맞나요?"
- 그들이 쓰는 용어/언어에 대해 질문하라. “왜 그것을 Bat Cave라고 부르나요?"
- 감정적인 신호에 대해 질문하라. “왜 Best Buy에 대해 말씀하셨을 때 웃으셨나요?'
- ‘왜’를 질문하라.
- 세세하게 조사하라.”사용법이 바뀌어 어려웠던 상황에 대해 말씀해주셨는데요. 어떤 상황이었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 추측을 배제하고 조사하라. “최근 정부 활동이 마음에 드십니까?"
- 외부인에게 설명하게 하라. “제가 다른 시대에서 지금 막 도착했다고 가정해보고, 스마트폰과 태플릿의 차이를 어떻게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 타인을 가르칠 수 있도록 하라. “당신의 시스템을 따님이 작동하도록 요청해야 한다면 어떻게 설명하실 건가요?”
- 프로세스를 비교하라. “팩스, 우편, 이메일로 답장하실 때 차이점이 무엇인가요?”
- 타인과 비교하라. “다른 코치들도 그런 방식으로 하나요?”
- 다른 시간대와 비교하라. “지난 5년 동안 가족의 사진 촬영 패턴이 어떻게 바뀌었나요?"
영상 촬영을 통해 인터뷰를 녹화 중이라도 별도의 사진 촬영은 필수다. 인터뷰 안의 각 장면을 의도적으로 촬영함으로써 추후 참가자가 어떤 답변을 했는지 스토리라인을구성하여 전달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당시에 눈치채지 못했던 디테일을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 반면, 영상은 움직임과 소리 때문에 주변의 디테일을 포착하기가 쉽지 않다.
적합한 인터뷰 대상자가 아니더라도, 인터뷰는 꼭 마무리 짓는 것이 좋다. 답변의 기대치를 다시 설정하고 인터뷰를 마쳤을 때 얻을 수 있는 바를 생각하는 것이다. 인터뷰가 끝난 후에는 스크리닝 기준을 재점검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본인 인터뷰뿐만 아니라 다른 진행자의 인터뷰를 유심히 관찰하라. 테리그로스, 찰리 로즈, 바바라 월터스, 오프라 윈프리, 마크 마론 등의 인터뷰를 참조하자. 이들은 인터뷰의 입문서나 마찬가지다. 이들을 인터뷰 진행자의 입장에서 보면 상황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사용자 인터뷰와 비슷하거나 새로운 테크닉이 보일 것이다.
리서치에서 얻은 데이터 작업은 첫 번째로 큰 덩어리를 잘게 쪼개는 ‘분석(인터뷰 당시의 일화, 이야깃거리 등의 내용을 구분)’과 두 번째로 여러 조각을 모아 새로운 결과를 도출해내는 ‘통합(콘셉트, 결과물, 기회 요인 발굴 등)’의 조합으로 이루어진다.
데이터를 깊이 있게 가공하기
각각의 팀원들은 인터뷰를 빠르게 훑어보면서 스크립트 옆 공간에 특정 패턴이나 중요 문구 등을 표시한다. 나중에 이 노트는 표제나 질문, 답변 등에 유용하게 사용된다.
작업이 끝나면 팀원을 다시 모아 인터뷰 배경, 주요 포인트 등의 발견 내용을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갖는다. 여기에서 짧게 토론한 내용을 바탕으로 발견한 중요한 부분들을 요약해서 포스트잇에 적는다. 포스트잇은 그룹화하고 요약 보고서에 썼던 분류를 사용하거나 새로 추가할 수도 있다. 그룹화가 끝나고 나면 그동안 나왔던 단순 발견이 아닌 새로운 관점을 갖게 될 것이다.
사용자 인터뷰가 단순한 ‘대화’가 아니라 전문적인 기술이라는 인식을 회사 내부에 확산시켜라. 당신 또는 외부 전문가의 초빙 교육을 통해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전문적인 사용자 리서치 기술 습득 및 사용자 인터뷰 참가를 촉진시켜야 한다.
한 사용자 리서치 팀은 “사용자가 손쉬운 청소를 하기 위해서 이 제품이 필요하다”와 같은 수준의 조사 결과로는 클라이언트가 실행에 옮기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들은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였고 마침내 “탄성이 있는 재료와 연결 고리 틈이 1mm 이상을 넘지 않을 것”과 같이 엔지니어가 실행할 수 있는 수준으로 구체화하여 보다 진화된 결과를 제시할 수 있었다. 어떤가? 사용자 리서치 결과가 마치 디자인을 시작한 것처럼 보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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